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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희 사장 “의전 신경쓰면 회사 망해…현장 모르는 CEO는 허수아비”


생명보험사 삼성생명의 박근희(사진) 사장이 격의 없이 현장을 발로 뛰는 최고경영자(CEO)의 필요성을 강조해 눈길을 끌고 있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박 사장은 최근 삼성그룹 인트라넷에 오른 사내 인터뷰에서 “사장이 의전에 신경 쓰면 회사가 망한다. 지방에 출장 가서 임원 차를 탄다고 엉덩이에 뿔 안 난다. CEO가 되려는 사람에게 정말 해주고 싶은 얘기다”고 밝혔다.

이는 일부 기업 CEO들이 권위를 내세우고자 의전에 연연하다 회사 분위기를 경직시켜 정작 경영 효율을 떨어뜨리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박 사장이 대내외적으로 자신의 평소 생각을 털어놓은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현장을 모르는 CEO는 허수아비다. CEO라면 우리 직원이 어떤 사무실에서 일하는지, 냉장고는 있는지, 화장실은 깨끗한지 알고 있어야 한다. 내 부하직원은 내 고객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컨설턴트를 포함해 직원이 4만5,000명이며 96개 지역단이 있다. 박 사장은 지난해 6월 부임하자마자 현장부터 방문해 지난해 55개 지역단을 둘러봤다. 한 달에 반은 지점에 있었던 셈이다.

박 사장은 “내가 지점을 방문한다고 컨설턴트들이 종이학과 내 커리커쳐 준비했더라. 사장 온다고 누가 지시했을 게 분명하다. ‘종이학을 몇 개씩 접어라, 누가 그림 잘 그리냐’는 부담을 왜 주는가. 당시 호되게 나무랐다”고 전했다.



그는 CEO 메시지로 직원과 소통한다. CEO 메시지는 직원들이 답변을 달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박 사장은 모든 글에 일일이 답변하고 관련 부서에 지시해 개선하는 방식으로 일을 풀어간다.

박 사장이 보는 보험은 ‘사랑’이다. 그는 “보험은 사랑이 전제되지 않으면 성사되지 않는다. 나를 사랑하고 가족을 사랑해야 보험에 든다. 그리고 사람에 관한 문제다. 그게 바로 ‘사람 사랑’이다”고 말했다.

청주대 출신인 박 사장은 삼성의 저력을 학연이 아닌 실력에서 찾았다. 그는 “삼성이 학연, 지연에 움직이는 조직은 결코 아니다. 누구든 실력이 있으면 자기가 바라는 대로 성장할 수 있다. 삼성의 힘이 여기서 나온다. 35년간 삼성인으로 살아오면서 매일 자부심을 느낀다. 삼성 배지를 달고 다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후배들에게 참 인간이 되자고 말해주고 싶다. 이건희 회장님이 말한 인간미, 도덕성, 예의범절이 기본이다. 이걸 지키지 않으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고 존경받을 수 없다. 그러려면 훈련해야 한다. 배려할 줄도 알고 겸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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