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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유동성장세 희박
입력2001-08-19 00:00:00
수정
2001.08.19 00:00:00
최근 주식시장에서는 금리가 국채 기준으로 5%안팎에서 움직이고, 예금금리가 4%대로 진입한데 따라 유동성장세의 형성 가능성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유동성 장세가 이뤄지면 주가의 상승폭이 클 뿐만 아니라 상승기간도 오랫동안 지속되기에 시장참가자들은 저금리에 바탕을 둔 유동성 장세의 실현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상황을 감안하면 당장의 유동성 장세 가능성은 희망적 사안이 다소 과대포장된 것 같다.
다만 4ㆍ4분기 또는 내년 상반기로까지 기간을 넓혀 보면 유동성 장세의 실현 가능성은 높아졌다고 여겨진다
물론 유동성 장세의 실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예컨대 92년 4ㆍ4분기와 98년 4ㆍ4분기에도 경기가 별로 신통치 않았지만 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진 데 힘입어 주가가 급등한 적이 있었는데 현재의 금리수준은 그 어느 때보다 낮다.
또 장단기 금리격차가 줄어듦에 따라 자금의 부동화도 심화됐다. 여차하면 곧 유동성 장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종전보다 높아진 것인데, 이와 관련 최근 부동산 쪽으로의 자금유입은 시사하는 점이 적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낮은 금리는 기업들의 금융비용을 절감시키고, 폭 넓게 보면 투자를 유발시켜 경기 전반의 활성화를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동성 장세는 단지 저금리 만으로 이뤄지지는 않는다. 금리만 낮으면 유동성 장세가 형성된다고 여기는 것은 지나치게 단편적인 견해라고 할 수 있다.
유동성 장세도 역시 경기에 바탕을 두고 형성되기 때문이다. 저금리는 유동성 장세 성립의 요건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유동성 장세는 낮은 금리와 더불어 경기수준이 낮더라도 경기방향의 회복가능성이 엿보일 때 가능하다.
즉 당장의 경기수준이 낮더라도 경기방향이 회복되면 종국에 경기가 일정 수준에 도달할 가능성 높은데, 이 때 낮은 금리가 가세해 주가를 상승으로 이끄는 것이다.
지난 70년 이후 주가가 통상 경기수준보다 경기방향성을 더 중시했던 점도 이 때문이었고, 지난 92년 4ㆍ4분기와 98년 4ㆍ4분기의 주가상승도 활발한 세계경기와 어우러진 경기회복 가능성과 맞물린 것이었다.
실제로 경기회복 가능성이 엿보이지 않으면 금리가 낮아도 기업들은 투자를 꺼릴 것이고 그 결과 저금리와 경기활성화는 별개의 것이 된다.
이같은 점은 금리가 0%에 가깝지만 일본경기와 일본주식시장이 침체된 예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때문에 낮은 금리에만 초점을 맞출 것 아니라 경기상황을 검토했으며 싶다. 현재 유동성 장세 성립의 가장 큰 제약점은 경기방향의 회복가능성이 엷어진 점이다.
예컨대 6월 생산이 마이너스를 보인 점과 BSI(경기실사지수)가 재차 100을 밑돈 점은 아무래도 부담스럽다.
이는 기업체감경기가 재차 악화됐음을 시사하기 때문인데, 특히 우리 경제의 활로인 수출이 빠른 시일내 회복될 것 같지 않다.
또 주요 해외연구기관이 미국경기 등 세계경기의 회복을 당초 예상보다 1 ~ 2분기 정도 늦춰 잡고 있는 점도 부담스럽다.
이러한 시각으로 보면 금리가 떨어졌지만 유동성 장세가 조만간 성립될 가능성은 적을 듯하다. 실제로 최근 주가반등이 제법 큰 폭으로 이뤄졌으나 고객예탁금은 정체됐거나 기간별로는 오히려 줄었다.
따라서 최근의 주가반등은 지난 5월말 이후 주가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과 유동성 장세의 형성기대가 맞물린 것이지, 유동성장세로 여겨지진 않는다.
다만 시간이 걸리겠지만 높아진 유동성 장세의 성립 잠재성은 인정된다. 특히 상장 및 등록업체의 올 상반기 이익이 지난해보다 40% 이상 줄었지만 분기별 이익은 작년 4ㆍ4분기 적자에서 올 1ㆍ4분기에는 흑자로 전환됐고, 또 2ㆍ4분기 이익은 1ㆍ4분기보다 늘었기에 4ㆍ4분기 중반 이후 또는 내년 초쯤에는 경기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듯하다.
또 그쯤 되면 세계경기도 그동안 각국 금리인하 및 금융완화, 그리고 감세(減稅)로 현재보다 활달하지 않을까 싶다.
더구나 현재 수준내외에서 금리안정도 상당기간 이어질 듯하다. 예대율(預貸率)이 80%내외일 정도로 자금사정이 넉넉하고 또 저금리를 통해 시중자금의 주식시장으로 유도를 꾀하고자 하는 당국의 정책의지도 강하기 때문이다.
즉 주식시장이 활성화되고 이 과정에서 증자가 이뤄져 기업재무구조가 개선될 때까지는 저금리가 유지될 듯하다
이러한 시각에서 보면 기대 큰 유동성 장세의 형성이 몇 개월 내에는 가능할 것 같다. 정리하면 단기사안에 민감해할 것 아니라 여유있는 마음가짐으로 투자에 나섰으면 한다.
/신성호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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