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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결함이라지만…" 발사체 신뢰도에 의문

■ 나로호 재발사 26일 이전 추진<br>문제 생겨도 손못대고 러 기술진에만 의존<br>"우주개발 투자 늘려 '기술 종속' 탈피 시급"

나로호 발사 중단 원인이 소프트웨어의 단순 오류로 판명됨에 따라 하루에서 사흘 정도 걸리는 소프트웨어 보완과 점검ㆍ리허설을 거쳐 발사 예비일인 26일 이내에 재발사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지난달 말 1단 로켓 연소시험에서 기술적 문제가 발생한 데 이어 자동발사 시스템에 오류가 생기면서 러시아가 제공한 발사체 기술의 신뢰도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나로호 발사 성공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여전히 높지만 이번 발사 연기로 과학계에선 원천기술 개발에 투자를 늘려 하루빨리 우주개발 분야의 ‘기술종속’을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9일 발사 예정이던 나로호의 발사 중단 원인은 자동 발사 시퀀스 과정에서 고압탱크의 압력을 측정하는 소프트웨어에 오류가 발생했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김중현 교육과학기술부 제2차관은 20일 브리핑에서 “한국ㆍ러시아 비행시험위원회가 전날 밤늦게까지 원인분석을 한 결과 발사 자동시퀀스상 고압탱크의 압력측정 관련 소프트웨어에 오류가 있음을 발견했다”고 발사연기 원인을 설명했다. 발사체 추진기관 공급계 내에는 다양한 밸브를 작동시키는 헬륨 고압탱크가 있는데 자동시퀀스 절차에 따라 발사 7분59초 전 추진체 공급 경로상의 밸브가 작동된 후 고압탱크의 압력이 낮아지면서 발사 7분56초에 자동 시퀀스 진행이 중지됐다. 자동시퀀스에서는 미리 정해진 소프트웨어 절차에 따라 각종 밸브 작동과 센서 측정 등을 수행하며 이 과정에서 이상 신호가 감지되면 바로 진행이 중지되도록 돼 있다. 원인 분석 결과 고압탱크의 압력이 실제로 떨어진 것이 아니라 소프트웨어가 압력이 저하된 것으로 잘못 인식했다는 것. 나로호의 하드웨어는 전혀 문제가 없는 상황이며 충전됐던 연료와 산화제를 빼낸 뒤 발사대에서 끌어내려 조립동으로 다시 옮겨졌다. 이주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소프트웨어를 점검하기 위해서는 발사체에 연결된 전원을 꺼야 하는데 이 경우 열 제어와 공기공급 시스템도 중단된다”면서 “더운 날씨 속에 열 제어가 되지 않는 상태로 발사대에 세워 둘 경우 발사체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나로호 재발사는 1~3일 정도 걸리는 소프트웨어 수정ㆍ점검에서 별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 이송 후 점검, 리허설 등을 거쳐 예비 발사일로 정해진 오는 26일 이전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결함 문제의 해결이 예비발사기한을 넘길 경우 나로호의 재발사 일정은 다음달로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나로호 발사가 소프트웨어 오류로 또다시 연기되면서 우주개발 분야의 기술종속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우주발사체 기술이 없어 러시아와의 기술협력을 통해 나로호 개발 사업을 추진해왔다. 당초 1단 로켓을 러시아와 공동 개발하기로 했으나 기술협약 체결이 늦어지면서 러시아가 개발한 로켓을 그대로 가져다 사용했다. 한ㆍ러 간 기술보호협정에 따라 1단 로켓뿐 아니라 발사체 시스템의 기술이전도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단 로켓의 연소시험에서 기술적 오류가 발생해 발사가 연기됐지만 기술보호협정에 따라 로켓을 열어보지도 못하고 러시아의 판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번에도 소프트웨어상의 오류가 발생했지만 원인 규명을 러시아 기술진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과학계에서는 원천기술 개발에 투자를 늘려 하루빨리 우주개발 분야의 ‘기술종속’을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탁민제 KAIST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러시아가 1단 로켓을 공급하면서 자동발사 시스템 기술을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나로호 발사를 계기로 우주기술에 대한 투자를 늘려 발사체 원천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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