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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 "2000억이 적정가"… IBK "5000억은 받아야"

■ 금호고속 분쟁 입장차 살펴보니

김성산 대표 해임 놓고 "계약 위반" "문제 안돼"

매각후 사업전망도 대립


'KoFC IBKS 케이스톤 사모투자전문회사(PEF)'가 김성산 금호고속 대표이사를 해임하는 강수를 두면서 금호고속 매각을 둘러싼 IBK-케이스톤 PEF와 금호아시아나 그룹 간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대표이사 해임, 매각 가격, 매각 이후 사업 전망 등 금호고속 매각을 놓고 양측이 팽팽하게 부딪치는 쟁점들을 하나하나 짚어본다.

우선 이번 대표이사 해임건을 두고 양측은 법적 분쟁도 불사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IBK-케이스톤 PEF는 지난 12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김성산 금호고속 대표이사를 해임하고 PEF운용 인력인 김대진·박봉섭씨를 공동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PEF 측은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지명한 김 전 대표이사가 그룹 지시에 따라 금호고속 매각가치를 훼손시키는 등 매각절차를 방해해온 탓에 해임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번 해임이 무효라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IBK-케이스톤 PEF 측이 2012년 금호고속 지분 100%를 인수할 당시 그룹 측과 체결한 주식매매계약(SPA)의 내용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양측이 체결한 SPA에는 '대표이사 선임 권한은 금호아시아나 그룹에 있다'고 명시돼 있다. IBK-케이스톤 PEF가 이 조항을 무시한 채 월권을 행사했다는 게 금호아시아나 그룹 측의 입장이다.

IBK-케이스톤 PEF 측은 계약을 위반한 사실은 인정하나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이다. PEF 측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 그룹 역시 100% 주주인 PEF의 자료 요청에도 응하지 않는 등 상법상 적법하게 보장된 주주의 권리를 침해했다"며 "상법이 주식매매계약보다 상위에 있는 법인만큼 법적 분쟁에서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임 안건은 사실상 신경전에 불과할 뿐 양측이 가장 격렬하게 대립하는 부분은 바로 금호고속의 매각 가격이다. 모태기업인 금호고속을 인수하고자 하는 의지는 강하나 자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매각 가격을 최대한 낮추기 위해, 수익 극대화를 목적으로 하는 IBK-케이스톤 PEF는 기업 가치를 최대한 높이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금호아시아나 그룹이 내부적으로 산정한 금호고속의 적정 매각가격은 2,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간 보장수익률 7%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보탠 수준이다. 그룹 관계자는 "업계에서 금호고속 인수 가격으로 5,000억원 수준이 거론되고 있는데 이는 IBK-케이스톤 PEF 측이 금호고속의 기업 가치를 과다하게 부풀렸기 때문"이라며 "금호고속 인수 당시 자기자본 1,100억원 정도를 투자해놓고 5,000억~6,000억원을 받으려고 하는 게 정상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IBK-케이스톤 PEF는 금호 아시아나그룹이 시장 원리를 거스른다고 반박한다. 인수 당시 원가를 기준으로 해 기업의 적정 가격을 산정하는 방식이 시대착오적이라는 것이다. IBK투자증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올해 금호고속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이 9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2,000억원의 매각가는 터무니없는 수준"이라며 "현금흐름도 매년 200억원가량 꾸준히 창출되는 만큼 차입금 부담도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도 금호고속의 적정 가치가 3,000억원은 훌쩍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올해 예상 EBITDA인 900억원에 유사기업 수준의 배수(멀티플) 6~7배를 적용하면 기업가치(EV)가 5,400억~6,300억원에 달한다"며 "금호고속의 보유 현금자산도 풍부한 만큼 부채를 뺀다고 해도 매각가격은 최소 3,000억원을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매각 이후 사업 전망을 두고서도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터미널 인프라·브랜드 등 유무형의 그룹 자산 없이 금호고속만으로는 홀로서기가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올해를 끝으로 금호고속의 상표권(금호)은 만료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닌 PEF가 새로운 주인이 될 경우 금호 쪽에서 상표권 사용을 허가해줄 리 만무하다. 그러나 IBK-케이스톤 PEF 측은 이 역시도 기우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금호터미널이 국내 시장 전체를 독점하는 것도 아닐뿐더러 금호라는 브랜드 가치가 없어도 버스 사업에는 별다른 타격이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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