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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장대여 비영리단체 '열린옷장' 공동대표 김소령씨

안 입는 정장 기증하세요, 구직자 '날개'로 변해요

면접에 입을 옷 찾는 청년 대부분

대기업 공채땐 하루 70~80명 방문

2년 반 동안 대여 1만5,000건 달해

김소령(앞줄 오른쪽 세번째)·한만일(뒷줄 오른쪽 두번째) 공동대표가 열린옷장 대기실에서 직원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열린옷장

"옷장에 잠들어 있는 정장을 돈 없는 청년 구직자들을 위해 기증해보세요. 정장을 갖추고 면접장으로 향하는 청년들은 물론 옷 기증자도 함께 기쁨을 누릴 수 있습니다."

서울 광진구 아차산로 인근에서 정장 대여 비영리단체 '열린옷장'을 운영하는 김소령(45) 공동대표의 올해 가장 큰 소망은 기증자가 더 많이 늘어나는 것이다. 평소에도 옷을 빌리는 구직자들이 하루 평균 40~50명에 달하지만 3월부터 본격 시작되는 대기업 공채 시즌이 닥치면 하루 대여자가 70~80명에 육박해 그만큼 다양한 정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부분 급히 면접에 입고 갈 마땅한 옷이 없는 청년들이 방문한다"며 "취업 전쟁에 나서는 이들에게 좋은 옷을 제공하는 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열린옷장'이 세 든 건물 2개 층 230㎡의 공간에는 정장 800여벌, 셔츠 구두 등의 아이템 2,000여점이 갖춰져 있다. 정장 기준으로 2만원을 내면 3박4일 동안 빌릴 수 있다. 일반 대여점보다 대여료가 싸 취업 준비생들의 입소문을 탄 덕에 김 대표와 한만일(33) 공동대표 등 직원 아홉 명이 신청접수, 대여, 수선·세탁에 매달리지만 몰리는 일감에 눈코 뜰 새 없다. 2년 반 동안 대여 횟수는 1만5,000건에 이른다.



김 대표와 한 대표가 정장 대여 사업에 나선 것은 그들 또한 직장을 다닌 사회 선배로 취업 준비생의 걱정과 부담을 덜어주자며 공익적 가치에 뜻을 함께했기 때문이다. 광고업계에 20여년간 몸담았던 김 대표는 카피라이터로 이사직까지 올랐지만 한 대표와 함께 지난 2012년 7월 비영리단체를 세운 후 억대 연봉을 과감히 뿌리치고 직장을 그만뒀다. 한 대표도 한 침구업체를 다니다 열린옷장에 전념하기 위해 퇴직했다.

"과거 아름다운가게에서 봉사하면서 재활용과 나눔에 관심을 가졌지요. 그래서 옷을 정말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빌려주는 사업을 특화해보자는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재화를 나누고 함께 쓰는 공유경제는 모두가 윈윈 하는 시스템이에요."김 대표는 광고 크리에이티브(창작) 분야 경력을 살려 브랜드 및 커뮤니케이션 도구 제작, 홍보 등을 도맡고 있다. 정장 기증자들에게 안내문과 기념품이 든 기증 박스를 보내거나 '첫 면접 때 입었던 옷'처럼 기증자의 정장에 담긴 사연과 응원 메시지를 받아 취업 준비생에게 전달하는 감성적 마케팅으로 재기증도 유도한다. 대여자들이 정장을 입고 난 후 남긴 메시지 100~200여통을 모아 책으로 엮어 기증자에게 보내기도 한다. 현재 기증자는 월 100명 정도. 남성복기업인 더셔츠스튜디오, 여성복 발렌시아 등 몇몇 기업도 의류를 기증하고 있다.

김 대표는 "사실 공유 경험이 없고 몰라 나누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회단체와 기업이 나서 나눔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접점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영리를 추구하지만 일한 만큼 보람과 가치를 얻는 '영리한' 비영리단체를 만들고 싶은 꿈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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