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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의 남성학] 연인의 날

경칩때 은행알 먹으며 사랑고백

오늘날 신세대 문화의 대표적인 것 중의 하나가 발렌타인데이이다. 신세대 문화의 대표적인 연인(戀人)의 날로 참 많다. 연중 매달 14일마다 ‘XX데이’라고 기념을 하는데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 전통의 연인의 날은 매우 은밀하게 이어져왔다. 벌레들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경칩(驚蟄)이 바로 연인의 날이었다. 경칩은 음력 2월로 온 세상에 봄기운이 완연하게 도는 시기이다. 발렌타인데이의 원조인 고대 로마의 ‘루페르카리아’축제가 바로 2월 보름이고, 히말라야 고산족의 연인 축제인 활쏘기대회도 2월 보름이었던 것을 보면 무릇 생동하는 봄은 바로 동서고금 모두에게 사랑이 움트는 계절이다. 하지만 초콜릿을 나누어 먹는 서양의 연인들과 달리 우리 선조들은 낭만적이고 은유적인 사랑의 고백으로 서로를 그리워했다. 그것은 바로 은행 알을 나누어 먹는 것이었다. 은행나무는 수나무와 암나무가 있으며 서로 바라만 보아도 결실을 맺는 사랑수(樹)이다. 서로 바라 보지 않으면 결실을 맺지 못하는 것도 이 나무의 독특한 생존 방식이다. 그래서 두 갈래로 갈라진 은행나무 잎을 처음 본 대문호 괴테는 ‘잎은 하나이면서 둘인가, 둘이면서 하나인가. 아! 사랑은 저렇게 해야 하는 것을’이라고 찬미하기도 했다. 서양의 연인들이 흥분제의 일종인 초콜릿으로 직설적인 탐미를 나누었다면 은행 알을 까먹는 우리 선조들의 사랑은 얼마나 자연적이며 순수하고 정감적이었던가. 다른 것도 아닌 남녀간의 사랑은 이처럼 오랜 시간 천천히 서로를 이해하면서 보듬어 주고 만끽하는 것이다. 그러나 개화기 이후 우리 성문화는 조급증에 걸린 상황으로 돌변했다. 슬로우의 묘미보다는 스피드에 취해 있다고나 할까? 어쩌면 잦은 정변과 군사문화로 인한 영향 때문이라고 볼 수 있는데 빨리빨리 문화가 침실문화까지 뒤바꿔 놓았다. 비뇨기과 전문의의 시각에서 주된 원인은 남성들의 조루 탓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파트너를 전혀 배려하지 않고, 스스로도 만족감을 얻지 못하는 조루는 남성의 80~90%가 겪는 대표적 성기능장애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도 자신의 노력여부에 따라 치료가 가능한 것이 첨단 현대의학의 묘미이다. 무조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스스로의 노력을 통해 해답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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