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복수의 정부 고위 당국자들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3일 양자 정상회담에서 이 같은 내용 등을 담은 경제협력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위안화 직거래 시장 등이 개설되면 우리나라 기업들은 중국과 무역거래 시 달러 등으로 갈아타지 않고 직접 원화와 위안화로 교역을 할 수 있다. 그만큼 환전수수료 등 거래비용 부담을 크게 덜 수 있게 된다는 게 외환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중국 수입업체의 경우 달러화 대신 위안화를 결제통화로 쓰면서 3~5% 정도의 거래비용을 아낄 수 있었다는 게 SC제일은행 측의 분석이다.
두 나라 간 교역 규모는 한해 약 2,300억달러 선(지난해 기준)에 근접하는데 이 중 거의 99%가 위안화가 아닌 달러화 등 제3국의 기축통화를 거쳐 이뤄져왔다. 위안화 직거래가 활성화되면 그만큼 우리나라의 달러 의존도가 줄어 달러 대비 환율 급변동에 따른 외환시장 불안도 덜 수 있을 것으로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 관계자들은 기대했다.
여기에 더해 위안화 청산결제은행 설치까지 합의될 경우 원·위안화 직거래 방식의 양국 투자ㆍ교역에는 한층 탄력이 붙게 된다. 현재 중국 본토 이외에 위안화 청산결제은행이 설립된 곳은 대만·홍콩·싱가포르 등 중화경제권 지역이다. 비아시아권에서는 영국·프랑스·룩셈부르크 등에서 발족된다. 따라서 한중 정상이 한국 내 위안화 청산결제은행 설립에 합의하면 아시아에서는 비중화권을 제외하면 유일하게 직거래 시장과 결제기관을 겸비한 위안화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안유화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홍콩만 해도 위안화 청산결제은행이 설립(2010년)된 후 약 2년 새 위안화를 통한 무역결제 규모가 8배 정도 늘었다"며 "우리나라도 위안화 직거래 시장과 청산결제은행을 모두 갖추게 되면 홍콩 못지않은 금융 허브 인프라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딤섬본드(홍콩에서 발행되는 위안화표시채권) 잔액은 2012년 말 2,372억위안으로 전년 대비 약 60%나 급증할 정도로 홍콩은 위안화발 자금조달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 자금은 다시 홍콩이 중국 본토로 투자하는 지렛대 역할을 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 청산결제은행이 개설될 경우 그 역할은 중국의 교통은행이나 공상은행·중국은행 등이 맡을 수도 있다. 현재 대만과 홍콩에서는 중국은행이, 싱가포르에서는 공상은행이, 프랑스와 룩셈부르크에서는 인민은행이 위안화 청산결제은행 역할을 각각 맡고 있다.
한편 전세계의 위안화 무역결제 규모는 지난해 기준 4조6,000억위안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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