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등학생 김종민(18)군은 요즘 스마트폰을 이용해 용돈을 버는 재미에 푹 빠졌다. 등하교길에 조금씩 모은 적립금이 지난달 3만원을 넘었고 이달 들어서도 벌써 2만원이나 쌓였다. 김군은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틈틈이 광고를 시청한 뒤 적립금을 모으는 재미가 쏠쏠하다"며 "반 친구들 사이에서도 경쟁이 붙어 시간을 뺏기는 줄 알면서도 계속 하게 된다"고 말했다.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가 3,000만명에 육박하면서 애플리케이션(앱)을 쓰면 현금을 적립해주는 서비스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앱디스코가 지난해 7월 선보인 애드라떼는 최근 가입자 250만명을 넘어섰다. 출시 1년 만에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 10명 중 1명이 애드라떼를 내려 받은 셈이다. 올해 초에는 일본시장에도 진출하면서 월 매출 10억원을 넘어섰다.
애드라떼는 광고를 시청하거나 퀴즈를 풀면 포인트를 지급한다. 광고 하나당 100점에서1,500점까지 포인트를 받을 수 있고 3만점 이상이 모이면 현금으로 교환할 수 있다. 자체 상점을 이용하면 상품권이나 기프티쇼로 교환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넥스트앱스의 앱팡은 앱을 다운로드하면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방식을 도입했다.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적립금을 많이 제공해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다. 적립금이 3,000원이 넘으면 현금으로 교환할 수 있고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에서 유료 앱을 구입할 수도 있다. 앱팡은 이용자가 늘자 KT와 손잡고 다음달 8일까지 신규 가입자에게 경품을 지급하는 이벤트까지 진행하는 등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최근에는 전화통화를 하거나 설문조사에 응하면 포인트가 쌓이는 앱도 등장했다. 마이앤엠이 내놓은 마이앤엠은 전화통화 전에 광고를 시청하면 포인트를 지급한다. 한 번 설치하면 자동으로 광고가 노출되기 때문에 통화량이 많은 이용자들에게 인기다. 두잇의 두잇서베이는 온라인에 있던 설문조사 마케팅을 모바일로 가져왔다. 이용자 위치를 기반으로 개별화된 설문조사를 제공하고 응답을 마치면 포인트가 제공된다.
스마트폰 현금 적립 앱은 조금씩 형태는 다르지만 대부분 광고를 보면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현재 애플 앱스토어에 등록된 관련 앱만 100여개에 이른다. 하지만 각 업체들이 가입자 확보를 위해 적극적인 홍보 활동에 나서면서 지나치게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업체들이 추천인을 많이 확보할수록 포인트를 많이 제공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여름방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중고교생 사이에서 포인트 적립 앱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고 있다"며 "적립된 포인트를 현금으로 전환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는 데다 일부 업체들이 과도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만큼 학부모의 세밀한 지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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