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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럽게 찾아온 영하의 추위가 무색할 만큼 제3회 서경금융전략포럼이 열린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은 이른 아침부터 금융계 유력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앞서 두 번의 포럼을 거치며 '금융인들의 동문회'라는 별칭을 얻은 서경금융전략포럼은 명성을 입증하듯 금융계 최고경영자(CEO)와 주요 임원, 정ㆍ관ㆍ학계 고위 인사들이 350개에 달하는 좌석을 빼곡히 채웠다. 특히 바쁜 일정을 뒤로 하고 행사장을 찾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는 10분 가까이 연설을 소화하면서 금융산업에 대한 애정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이날 포럼은 당초 예정된 2시간을 15분 이상 훌쩍 넘길 정도로 열정적이면서도 진지하게 진행됐다. 특히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2회 서울금융전략포럼과 마찬가지로 행사가 끝날 때까지 강연에 귀를 기울였으며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과 신동규 농협금융지주 회장 등도 3회째를 맞이하는 금융포럼에 대해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시중은행장들도 해외출장 중인 조준희 기업은행장을 제외하고 전부 참석해 포럼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이팔성 회장은 특히 저성장ㆍ저수익ㆍ고위험 시대에 성공적인 금융전략으로 해외에 눈을 돌리라는 권영선 노무라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강연 직후 3가지 내용의 질문을 던질 정도로 학구열을 불태웠다. 이 회장은 "실물경기 분야에서는 국내에서도 글로벌 선두기업이 존재하지만 국내 금융산업은 선진국에 비해 크게 낙후돼있다"며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국내 금융사들에는 (이번 강연이) 유익한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뒤이어 주재성 금융감독원 부원장도 이 회장의 질문에 답이 부족한 점을 꼬집으면서 추가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윤용로 외환은행장 역시 '해외에서 성장의 기회를 찾으라'는 내용에 공감을 표하며 "원화를 국제화해 해외에 진출하라는 발상이 정말 참신했다"며 "외환은행이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나 무역금융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새로운 금융의 패러다임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공감을 표했다.
○…기조연설을 맡은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무려 40쪽이 넘는 발표자료를 직접 작성해올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 시중은행은 물론 보험과 여신전문업계 등 금융산업 전반을 꼼꼼히 짚어가며 새로운 감독방향을 소개하는 권 원장의 열정적인 강연에 금융인들 역시 뜨거운 호응을 보냈다. 김성화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직무대행 부회장은 "다음달 중순에 업계 CEO들과 모여 내년도 사업방향을 논의할 예정인데 권 원장의 금융감독 방향 강연 자료를 참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강연 내용을 한 자라도 놓칠세라 행사장 곳곳에서는 발표 내용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 옮기려는 손길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포럼 후 서울경제신문에는 권 원장과 권영선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강연자료를 구할 수 없는지에 대한 문의가 빗발쳤다.
○…금융계 CEO들과 금융당국 관계자들이 대거 한자리에 모였던 만큼 서울금융전략포럼은 금융산업의 미래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함께 고민해보는 소통의 장(場) 역할도 했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대내외적으로 금융 소비자 보호 및 서민금융 강화에 대한 의견이 많다"고 전제하며 "금융소외 계층을 지원하려면 금융회사 역시 그에 따른 내실과 역량을 갖춰나가야 하는 만큼 금융회사 육성에도 힘을 보태달라"고 금융당국 및 정치권에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종휘 신용회복위원장은 "부동산 경기 침체 및 가계부채와 하우스푸어 문제 등으로 금융소외 계층과 채권자인 금융회사 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며 "금융당국이 합리적인 갈등 조정자로서 역할을 해주는 동시에 금융소외 계층과 금융회사가 상생할 수 있는 생태환경 조성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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