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자본금 외화로도 적립 검토

한국은행 고위관계자는 7일 『현재 원화로만 자본금을 쌓고 있는 은행권에 대해 외화자산 규모를 감안해 일정 비율을 정한 뒤 외화로도 자본금을 적립하도록 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며 『이 경우 국내 은행은 물론 외국계 은행들이 외화유동성을 상대적으로 여유있게 가져갈 수 있고 수시로 변하는 환율의 급등락을 막는 완충장치 역할을 기대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이 관계자는 『이미 재경부와도 이같은 방안을 비공식적으로 협의해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으며 다국적기업들의 자본금 적립형태 등을 비롯한 해외사례에 대한 조사 등을 거쳐 구체적인 방안마련 검토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은행권의 자본금 적립 통화 변경은 그러나 현재 상법상 자본금을 원화로만 쌓도록 규정되어 있어 법개정 절차가 필요하고 은행권 입장에서도 환리스크 노출 등 포지션관리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른 시일 내에 시행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번 구상은 일단 외화자본금 적립을 위한 달러수요를 창출해 급격한 원화절상을 막자는 취지에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사안 자체가 외환관리 등 경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당국의 향후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진우기자[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