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맥주 '카스'의 소독약 논란에 하이트진로와 수입 맥주가 반사 이익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A 대형마트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1일까지 전체 맥주 매출 가운데 카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50.5%로 6월(54.8%) 이후 두 달 만에 4.3%포인트 하락했다. 한 때 60%를 넘었던 카스 점유율은 지난 4월 이후 4개월 연속 내림세다.
반면 하이트진로는 웃고 있다. 국내 맥주 판매량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8.3% 줄어드는 가운데서도 하이트진로의 점유율은 35.3%를 기록, 6월(29.2%)보다 오히려 6.1%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28%포인트까지 벌어졌던 카스와 하이트진로간 점유율 격차는 15%포인트로 크게 좁혔다.
일부 대형마트의 경우 카스 소독약 논란이 불거지자 맥주 판매대의 가장 좋은 자리를 카스가 아닌 뉴하이트에 내주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B 편의점에서도 카스의 약세와 하이트진로의 강세 현상이 두드러졌다. 카스가 6월 이후 전체 맥주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7.0%에서 지난 21일 현재 62.6%로 떨어지는 동안 하이트진로는 27.8%에서 30.5%로 늘었다.
수입 맥주의 돌풍은 더욱 거세졌다. A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수입 맥주의 8월 매출 증가율은 9.4%로 껑충 뛰었다. 반면 국산 맥주는 카스 논란 여파로 7월 1.2%로 제자리걸음에 그친 데 이어 이달에는 8.3% 감소했다. B편의점에서도 수입 맥주는 9.9% 매출이 증가했지만 국산 맥주는 31.6%나 급감했다. 수입 맥주 국내 반입량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7월 맥주 수입금액은 1,200만달러로 2000년 이후 월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올 들어 7월까지 맥주 수입금액은 6,3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5,000만달러)보다 30% 가까이 늘면서 지난해의 연중 최고치(9,000만달러)를 넘어서 1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맥주 업계 관계자는 "수입 맥주의 약진은 대형 마트의 할인 공세 속에 국산 맥주와의 가격 차이가 줄어든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며 "카스 논란이 일단락되고 소비자의 국산 맥주에 대한 믿음이 살아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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