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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상반기부터 국내에 등장해 올 들어 월 거래액 1,000억원을 돌파한 소셜커머스 시장. 한때 사이트 수가 1,000개를 돌파하는 등 우후죽순 업체 수가 늘어났지만, 2년 만에 은 쿠팡, 티몬, 위메이크프라이스, 그루폰 등 '빅(big)4' 업체 위주로 정리됐다.
하지만 헤어, 네일 등 미용 카테고리에서만큼은 빅4 못지않은 판매고를 올리며 '카테고리 킬러(category killer)'로 떠오른 곳이 있다. 온푸른의 이승훈(35ㆍ사진) 대표가 이끌고 있는 미용전문 소셜커머스 '스폰이즈'다. 온푸른은 이 대표를 중심으로 대학동기 4명이 주축이 돼 지난 2010년 2월 출발한 회사다.
이 회사가 처음부터 할인쿠폰을 제공하는 소셜커머스 서비스를 사업아이템으로 잡았던 건 아니다. 원래는 전국의 미용실 정보, 온라인예약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미용실 사이트를 열기 위해 1년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 대표는 "미용처럼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한 사업군은 시장이 크지만 체계화가 안 돼 있다는 특징이 있다"며 "체계화를 시킨다면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1년간 전국 미용실 7,000여개의 사진을 찍고 데이터베이스(DB)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2010년 하반기부터 소셜커머스들이 잇달아 등장하면서 이 대표의 계획은 위기를 맞았다. '반값 할인'을 무기로 고객들을 끌어들이는 소셜커머스를 온라인 미용실 서비스가 당해내기 어려웠던 것. 잠시 사업을 접을까도 고민해 봤지만 그는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미용 전문 소셜커머스 스폰이즈를 열었다.
전화위복(轉禍爲福)일까. 온라인 미용실 서비스를 준비하며 미용실과 쌓아왔던 끈끈한 관계와 차별화된 업체 DB는 소셜커머스 업체로 변신한 온푸른의 탄탄한 경쟁력이 됐다. 각 상권에서 매출 최상위권 업체 350개를 잇달아 협력사로 확보한 것이다.
또 스폰이즈는 쿠폰 구매한 뒤 사용기간이 지난 후에도 1개월간 100% 환불해주는 정책을 계속 유지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제시한 하한선인 70%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고객이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했을 때도 온푸른에서 직접 업체의 재시술이나 환불을 주선하는 등 확실한 사후관리(A/S)를 하는 것도 특징이다.
다른 소셜커머스보다 비싸지만 '그 사이트에서 소개한 업체는 확실하다'는 입소문이 나자 고객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소셜커머스 순위 사이트 딜테이블에 따르면 스폰이즈의 거래액은 지난 3월 기준 40억원을 기록해 '빅 4'에 이어 5위를 기록했다.
차별화된 고객상담부서도 온푸른의 강점이다. 온푸른은 음성인식 솔루션업체인 루키스의 기술을 고객상담관리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 대표는 "고객 상담 중을 분석했을 때 고객과 상담원의 주파수가 겹치는 부분이 있다면 상담원이 고객의 말이 끝나지 않았는데 끼어들었다는 의미"라며 "상담 내용 전체를 녹음한 후 이런 부분만 골라내 확인을 하면 상담 만족도를 높이고 관리비용은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온푸른의 목표는 미용 전문 소셜커머스 분야 최고가 되는 것. 그는 "다른 카테고리로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 없다"며 "전문성을 가진 미용 분야에서 천천히 서두르지 않고 고객 하나하나 만족 시키는 서비스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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