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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는 일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힘들어도 행복하지 않을까요. 무슨 일을 하더라도 기본을 갖추는 게 중요해요."
음악감독이자 연출가인 박칼린(사진)이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에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가진 특강에서 이같이 조언했다.
박칼린은 '사는 동안 멋지게'라는 제목으로 가진 강연에서 어린 시절 클래식으로 시작해 다양한 음악 장르로 관심사를 넓혀가게 된 과정, 한국에 잠시 들어와 국악을 공부하던 중 우연한 계기로 음악감독을 맡게 된 사연 등을 소개했다.
그는 "처음 한 연극에 배우로 섰는데 상대 남자배우가 대사를 자주 까먹었다. 그때마다 빈 순간을 메우려고 8마디 노래를 준비해 불렀는데 그 모습을 본 '명성황후' 제작진 쪽에서 음악감독으로 캐스팅했다"는 일화를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 일을 열심히 하니까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었다"며 "내가 빛나면 어디서나 그 빛이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들이 어렵다며 만류하는 일을 사서 하는 성격이지만 종종 한계에 부딪혀 일 년에 며칠씩은 옷장에 틀어박혀 운다고도 했다. 하지만 서양 악기로 국악을 시도해보는 등 퍼즐 같은 작업을 풀어내는 과정에서 느끼는 희열이 크기에 이처럼 무모한 도전을 계속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칼린은 또 '기본기'를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제시했다. 그는 "노래면 발성, 춤이면 몸 만들기, 연기라면 화술을 갖춰야 한다. 겉멋이 아니라 기본을 갖춰야 예술로 승화시킬 수 있다. 무대 뒷일이라면 기술직은 수많은 기술을 제대로 익혀야 한다. 의상이나 조명이라면 또 그에 맞춰 제대로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연 말미에 그는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이다. 야구든, 요리든, 의상 디자인이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는 힘들어도 기쁜 마음으로 할 수 있다. 난 내 일을 즐겁게 20~30년 했는데 여러분도 꼭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했으면 좋겠다. 하루를 살더라도 멋지게 살자"고 당부했다.
한편 이 프로그램에서는 박칼린에 앞서 영화와 뮤지컬 '김종욱찾기'를 연출한 장유정, 만화가이자 라디오 DJ인 이종범, 창작자 겸 소리꾼인 이자람 등이 강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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