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6월 말까지 재정을 조기 집행하면서 재정증권으로 8조1,000억원, 한은 차입으로 11조원을 조달해 재정자금 일시차입이 19조1,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법적한도인 20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재정자금 일시차입은 정부가 돈줄이 말랐을 때 쓰는 '급전'으로 재정증권 발행과 한은 일시차입을 통해 조달된다.
정부는 당초 상반기 재정 조기집행에 필요한 일시 부족자금을 재정증권 발행을 통해 조달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하지만 상반기에 연간 재정집행계획의 60.9%(168조6,000억원)를 소진하는 과정에서 돈줄이 말랐고 정부는 한은 차입을 전년보다 늘렸다. 재정증권 발행만으로는 재정 조기집행에 필요한 일시 부족자금을 충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은 차입금은 8조원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상반기에 벌써 이를 넘어섰다.
문제는 정부가 올해 재정증권 발행을 늘렸음에도 한은에서 일시 차입한 액수가 급증한 점이다. 일시차입금이 늘어나면 정부의 입출금 때문에 시중통화량이 변동돼 한은의 신용통화정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재정부는 그러나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금과 세출의 차액을 메우려고 재정증권을 발행하고 그래도 부족하면 한은에서 차입한다. 한은 차입금은 법적으로 그해에 모두 갚아야 하므로 누적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재정자금 일시차입금 규모도 이달 말까지 5조8,000억원을 상환해 13조3,000억원으로 줄어든 상황"이라면서 "한은 차입의 규모와 시기는 한은과 사전에 충분히 협의해 통화 신용정책에 미치는 영향도 최소화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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