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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경제학 공동학술대회] 외환위기 10년, 무엇을 배웠나

"성장동력 약화등 경제 아직도 위험"<br>글로벌기업 신장 불구 중산층 이하 퇴조<br>투자회복등 지연에 안정 성장궤도 진입못해<br>금융시스템 낙후·산업부문간 생산성 격차 큰문제


한국경제학회가 13일부터 14일까지 서울대학교 멀티미디어 강의동에서 외환위기 10년을 주제로 '2007년 경제학 공동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올해로 일곱번째를 맞는 이 학술대회는 경제학계 최대 학술 축제로 이번에도 40여개가 넘는 관련 학회가 참여해 300여편의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13일 열리는 제1 전체회의에서는 '외환위기 10주년:우리는 무엇을 배웠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주제로 97년 외환위기 이후 10년이 지난 지금 한국경제에 대한 평가와 함께 외환위기 극복 정도, 위기재발 가능성 등을 논의한다. 14일 제2전체회의에서는 '한ㆍ중ㆍ일 경제통합의 정치경제적 의의'라는 주제로 동아시아 3개국의 경제통합이 갖는 정치ㆍ경제적 효과와 의미 등에 대한 토론이 이뤄진다. 경제학회가 미리 배포한 주요 논문의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외환위기 이후 10년이 지났지만 우리나라 경제가 아직도 상당한 위험에 노출돼 있고 여전히 안정 성장궤도에 진입하지 못했다는 진단이 잇따르고 있다. 최공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2일 배포한 전체 발표 논문인 ‘위기 후 10년: 우리 경제의 진단과 해법’에서 “외환위기 10년을 맞는 우리 경제는 위험의 부문별 집중, 시장 작동 면에서 취약성 등을 감안할 때 금리상승, 달러화 약세, 미국의 수입감소 등 세계적 불균형 해소 과정에서 상당한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외환위기 이후 우리 경제의 모습을 “글로벌 경영이 가능한 글로벌 기업의 신장과 위기 이후 급격하게 늘어난 구조조정 부담을 일방적으로 떠안은 중산층 이하의 퇴조로 요약할 수 있다”며 “여전히 안정 성장궤도에는 진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최 연구위원은 그 원인을 “취약한 시스템에 대한 구조개선 노력보다는 수출 부문의 신장과 비위험 자산 위주의 위험관리에 치중했기 때문”이라며 “특히 금융시스템의 낙후성과 산업 부문간 생산성 격차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금융 시스템이 단기수익성 추구에 급급하면서 미래성장기반 확충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고 시장 위험을 점차 봉급생활자들에게 집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환율에 민감한 수출 위주의 경제구조와 위험관리가 취약한 금융시스템은 안정화 비용만 늘리고 있다”며 “낙후된 부문의 생산성 저하는 자금흐름을 왜곡시키고 경쟁 부문의 경쟁력마저 약화시키면서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을 저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금융의 역할을 키우면서 성장잠재력을 높여가야 한다”며 “금융이 제 역할을 하도록 법체제, 시장기구, 정보의 생산과 활용 등 시장환경의 제반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우리나라 경제가 외환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후 투자 회복이 지연되면서 성장 엔진의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또 투자부진, 저성장, 양극화 등 현재 한국 경제가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제 운영 틀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며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개방과 경쟁에 비중을 두고 있는 영ㆍ미형 제도를 근간으로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혼합식 모형이 적합하다는 지적이다. 박영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 교수는 미리 배포한 ‘외환위기로부터 무엇을 배웠으며 지금 한국 경제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기조연설 자료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박 교수는 “외환위기 이후 한국이 성공적으로 개혁을 한 모범국가로 평가되고 있지만 이는 현실과 거리가 먼 낙관론”이라며 “한국경제는 성장 엔진의 동력을 잃어가고 있으며 성장잠재력의 하향 추세를 예견하는 증거가 나타나면서 위기 이전의 고성장은 이제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외환보유고를 필요 이상으로 축적해 외환위기를 방어할 수 있다는 논리에 대해서도 너무 안이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는 “금융시장 개방으로 국내외 금융자산의 대체성이 계속 증가하면 2,300억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고도 안전판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당면한 과제를 풀기 위해서는 “경제운영 틀에 대한 국민적인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며 “영ㆍ미형 제도를 근간으로 세계화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혼합식 모형이 우리나라가 선택할 수 있는 운명의 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한 재원 조달에 대해서는 “세계화로 가장 혜택을 많이 받은 부분이 재원을 부담해야 하지만 이들은 부담이 커지면 한국을 떠날 수 있는 만큼 조세에 의존하는 정책은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에 따라 “기업들과 기술자, 전문 경영인 등이 활동 근거지로 한국을 선택할 수 있도록 기업활동과 생활여건을 개선해야 하고 정부는 연구개발 투자에 유인을 부여하면서 일정 수준의 산업정책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올해 대선에서도 틀림없이 인기영합주의 정책이 나타날 것이고 이는 세계화 전략의 후퇴를 의미한다”며 “경험적으로 검증된 정책과 전략이 제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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