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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균의 '방탄복 뚝심' 사상최대 단일계약 결실

당국과 두터운 신뢰 쌓은 LS산전

이라크 신도시 조성 프로젝트서 1600억원 GIS 변전소 사업 수주

전력공급 솔루션 일체 담당키로

중동 전역 사업확대 교두보 마련… 구 회장 "트렌드세터 진화" 강조


지난 2011년 11월 구자균 LS산전 회장(당시 부회장)은 방탄복을 입은 채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에 내렸다. 구 회장이 직접 방문한다는 말에 반신반의하던 이라크전력청(MOE·Ministry of Energy) 관계자들은 깜짝 놀랐다. 당시 구 회장은 MOE가 추진하는 33kV 변전소 구축사업의 첫 발주 물량 35개소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계약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라크를 찾았다. 비(非) 유럽권 기업으로 이라크 전력 인프라 구축 사업을 수주한 것은 60년 만에 처음 있는 일로 의미가 컸지만 폭탄 테러가 난무하는 이라크를 대기업 오너가 직접 찾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당시 구 회장의 '방탄복 뚝심'은 이라크 당국의 마음을 움직이며 LS산전에 대한 굳건한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그로부터 3년 6개월 후인 지난 10일(현지시각) 구 회장의 '방탄복 뚝심'은 다시 한번 힘을 발휘했다.

LS산전이 이라크에 구축되는 신도시의 전력 인프라 사업자로 선정돼 1억4,700만달러(약 1,604억원) 규모의 GIS(Gas Insulated Switchgear: 가스절연개폐장치) 변전소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이다. 이는 LS산전이 글로벌 시장에서 따낸 수주건 가운데 단일 계약으로는 사상 최대 금액이다.

LS산전은 지난 10일 이라크 비스마야 뉴 시티 프로젝트(Bismayah New-City Project: 이하 BNCP)의 GIS 변전소 기자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건설이 추진하는 BNCP는 이라크 NIC(National Investment Committee, 국가투자위원회)가 발주한 신도시 단지 조성 프로젝트로, 총 사업비 100억달러(약 11조원)를 투입해 오는 2019년 완공될 예정이다. 바그다드에서 약 10㎞ 떨어진 비스마야에 여의도 6배 크기인 1,830ha 규모로 구축되며 총 10만 가구에 60만명이 거주하게 된다.

LS산전은 BNCP 중에서도 전력 인프라를 책임지는 GIS 변전소 기자재 공급 계약을 따냈다. 계약 기간은 총 48개월이며 비스마야 지역 전력 공급을 담당할 132kV 변전소 2개와 132kV 중계 변전소 6개, 33kV 배전 변전소 24개 등 GIS 변전소 솔루션 일체를 제공하게 된다. 132kV급과 33kV 급 GIS 변전소는 발전소에서 생산된 초고압의 전력을 각 가정이나 공장 등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낮은 전압으로 전환시킨 뒤 분배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특히 신도시 전력 프로젝트의 감수 업무를 MOE가 맡는 만큼 LS산전의 프로젝트 수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정철 LS산전 전력인프라사업본부장(전무)은 "중동 최대 건설 사업으로 꼽히는 BNCP에 있어 LS산전이 대규모 계약을 체결한 만큼 앞으로 이라크는 물론 중동 전역에 걸쳐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우리 기업이 중동 지역에서 추진하는 신도시 사업에 적극 참여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월등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공략을 가속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LS산전은 지난 2011년 이라크 시장에 본격 진출한 이후 지난해까지 3년 동안 이 지역에서 5억달러가 넘는 수주액을 기록했다. 이번 건까지 포함하면 이 지역에서만 6억달러가 넘는 공사를 수주한 셈이다. 중동은 다른 지역에 비해 전력 인프라 상황이 열악한 만큼 중전기업들에게는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꼽히지만 그 동안 지멘스와 ABB 등 글로벌 기업들이 독식하면서 비 유럽권 기업들이 진출하기는 어려웠었다.



하지만 LS산전은 구 회장의 '방탄복 뚝심'을 계기로 이라크와 깊은 신뢰 관계를 쌓은 이후 중동 시장 공략에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앞서 구 회장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국내를 벗어나 해외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고 역설한 바 있다. LS산전은 수출특공대를 운영하는 등 현지화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기존 동남아 위주의 수출 시장을 중동과 아프리카, 유럽, 미주, CIS, 러시아, 일본 등으로 다변화했으며 결국 구 회장 취임 전 25% 수준이던 수출 비중이 40%를 넘어섰다. 해외 수출액은 2011년 2억8,393만달러에서 2012년 3억6,318만달러, 2013년 5억4,926만달러, 2014년 6억달러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3년간 50%가 넘는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구 회장은 그 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글로벌 경쟁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에는 "내수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이고 특히 저성장 기조에 들어선 한국시장에서 획기적인 성장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모든 사업 영역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데 투자와 운영을 집중해야 한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른 사업자들을 뒤따라 가는 '캐치 업' 전략 대신에 '트렌드 세터'형 성장 구조로 진화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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