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유동성 장세에 이어 실적장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최고의 주가 상승을 가져올 유력 업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증권사들이 내놓는 분석보고서를 보면 어느 때보다 ‘비중확대’ 투자의견을 갖는 업종 리포트가 많다. 경기 호전 기대를 바탕으로 3ㆍ4분기부터 대부분의 업종에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 중에서도 특히 증권ㆍ은행ㆍ보험 등 금융주, 조선주, 제약주, 자동차부품주 등을 실적 급증으로 주가 재평가가 이뤄질 업종으로 분류했다. 또 정보기술(IT), 건설, 유통 등도 눈여겨봐야 될 업종이다. ◇증권주는 대세 상승장의 최대 수혜주=연일 최고치를 돌파하는 강세장에서 증권업종은 최대 수혜주로 꼽히고 있다. 주가가 올라갈수록 밸류에이션 부담도 커지지만 현재 시장에서는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증권주 전반의 주가 업그레이드를 예고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특히 브로커리지 위주의 증권사보다는 자산관리에 강점을 갖는 증권사가 부각될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주는 올들어 유가증권 시장 업종 가운데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중이다. 이 같은 강세는 물론 역사상 최고치를 돌파하며 이어지는 상승장 때문이다. 증시가 올라가면 거래대금이 늘고 이는 증권사의 실적에 그대로 반영돼 주가 상승으로 나타난다. 증권주 중에서도 특히 자산관리에 강점을 갖는 증권사가 상대적으로 더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의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 개인투자자 중심의 직접투자가 아니라 적립식 펀드 등을 바탕으로 한 기관투자자이며 앞으로도 이 같은 추세는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소매(리테일) 자금에 비해 회전율이 크게 떨어지고 수수료율도 낮은 기관자금의 증시 유입은 브로커리지 업무에 비중이 높은 증권사들에게는 약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자산관리회사에 무게중심을 뒀다. 더욱이 올해 말 도입되는 퇴직연금이 2010년 50조원, 2015년 188조원 수준까지 늘어 자산관리 시장 확대에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퇴직연금 사업자의 경쟁과는 상관없이 최종 자금 흐름은 아웃소싱의 형태로 자산운용사에 귀결돼 결국 자산운용사가 최대 수혜를 입기 때문이다. ◇은행주 리레이팅 본격 시작=은행주 역시 최근 들어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하반기의 뚜렷한 실적 호조세를 바탕으로 리레이팅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경기 관련 지표들의 완만한 개선 ▦신용카드 사용액 증가 등 소매금융 분야에서의 실제 수요 회복 조짐 ▦기업대출의 회복 가능성 등이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하반기에는 실적면에서 특히 비이자수익(NIM)이 카드부문의 성장과 함께 점차 회복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고객자산규모가 큰 은행일수록 수수료 이익 측면에서 큰 수혜가 예상된다. 지방은행보다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시중은행이 더 매력적이라는 분석이다. 지방은행은 상대적 주가 상승률이 높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역사상 고점에 가까워 단기 모멘텀이 부족하다는 게 최대 약점이다. 반면 시중은행은 전반적으로 아직도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메리트가 있으며 대출자산, 신용카드, 수익증권 판매 등의 면에서 성장 모멘텀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 대부분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은행주에 대해 ‘비중확대’ 투자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이재원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비중확대’ 의견의 배경으로 “하반기부터 은행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5~20% 수준으로 올라 지난 10년 동안의 16% 이하에 비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는데다 아시아 주요 은행과 비교할 때 PBR 등의 할인 폭이 크다”는 점을 들었다. ◇조선주 영업실적 증가세 지속 전망=조선업계는 올 상반기에 높은 선가로 대규모 수주에 성공함으로써 선종구성이 대폭 개선됐다. 상반기 수주단가가 톤 당 1,414달러로 지난해 1ㆍ4분기가 1,000달러였던 것을 감안하면 단가 상승세가 무척 빠르다. 조선업계는 이 같은 수주 물량을 토대로 오는 2008년까지 안정적인 수익성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지난해까지 급상승했던 후판가도 최근 하향 안정추세를 보여 비용부담을 덜게 된 것까지 감안할 때 당분간 조선주의 주가 전망은 긍정적이다. 지난달 신조선가의 지표로 쓰이는 클락슨지수가 소폭 하락세를 보인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는 안정적인 수준에서의 가격 조정이며 향후 중장기 측면에서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조선업계의 분기별 수익성은 하반기 이후 개선 폭이 더욱 확대되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고수익 달성이 가능하다. 비용 부분이 예상외로 안정화해 이전 실적 추정치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조선주 주가가 많이 오르긴 했지만 아직 차익실현 시점은 아니며 추가 상승여력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