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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정책 해법을 찾는다] (3) 정책자금 운용 개선시급

중소 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부처별, 기능별 지원시책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정책자금 지원제도다.정부는 재정을 직접 동원하거나 공적 재원을 활용하여 시설자금, 운전자금, 기술개발자금 등 다양한 용도의 자금을 지원한다. 정책자금 지원제도는 70년대부터 있었으나, 최근 들어 지원 규모와 내용 면에서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확대 깅화되는 추세다. 2002년 계획 기준으로 중소기업관련 정책자금의 총 재원규모는 7조원을 상회하며, 이중 중소기업에 지원되는 규모는 5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책자금은 대기업 중심의 자원배분이 팽배하던 시기에 중소기업에게는 매우 의미 있고 소중한 자금줄 역할을 해냈으며, 어려운 여건에서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하지만 정책자금의 규모가 늘어나고 각 부처가 경쟁적으로 지원에 나서면서 적지 않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무엇보다도 정책자금 지원제도가 복잡다기해졌다. 2002년 현재 중소기업 정책자금을 운용하고 있는 곳은 모두 12개 부처에 이르고 세부 자금의 수도 100여개에 달한다. 부처별 지원체제는 부처간 선의의 정책경쟁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경쟁이 지나쳐 정책 목적의 일관성을 훼손하거나, 지원 우선순위의 충실한 반영과 지원 형평성보다는 부처마다 특정 분야에 유사한 지원사업을 경쟁적으로 추진하는 등 부정적 측면이 더 많은 게 사실이다. 또 지원사업을 서로 모방하고, 이를 다시 지방자치단체들이 베끼는 경향도 있다. 또 우선순위가 낮은 분야의 지원조건이 높아야 할 분야보다 오히려 좋거나, 지원 목적과 자금 용도가 유사함에도 불구하고 운용부처에 따라 조건이 제각각인 경우도 적지 않다. 이는 중소기업으로 하여금 정책 목적을 이해하기 어렵게 만들거나 불필요한 민원의 소지로 작용한다. 게다가 편중ㆍ중복 지원으로 한번 정책자금을 받은 업체가 계속 자금을 타가는 문제도 있다. 산업연구원이 정책자금을 받은 경험이 있는 중소기업만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 1999∼2001년 기간중 2회 이상 지원받은 업체의 비율이 67.8%에 달했고, 시설자금만 4회 이상 받은 경우도 9.9%나 됐다. 물론 일정한 요건을 갖췄기 때문에 매년 정책자금을 탈 수도 있으나, 그 빈도가 많은 것은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특히 한 기업이 동일 용도의 자금을 수차례 지원 받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정부도 문제 개선을 위해 각 부처의 정책자금 지원현황에 관한 정보를 공유 관리할수 있도록 정책자금 통합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운영하고 있으나,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점은 2∼3년 전부터 줄곧 제기된 것이고, 제도 개선을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도 부분적으로 있었다. 그러나 지난 몇년간의 시도는 기존 부처별 운용체계를 존중하고 부처의 자발적 협조에 의존했다는 점에서 분명한 한계가 있다. 지원시책이 부처별로 이루어지면서 이를 효과적으로 통합 조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 정책자금 지원도 정책환경의 변화를 반영, 좀더 수요자 친화적이면서도 지원 원칙과 일관성에 충실해 운용효율을 높여야 할 때다. 재정 건전화가 크게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지원재원의 제약은 더 커질 것이다. 특히 국민세금으로 기업에 지원하는 것인 만큼 그 씀씀이는 좀더 명확한 목적과 효과에 근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중소기업들이 바라는 지원수요를 제대로 충족시키는 길은 지원체계의 내실화와 집행 효율성을 높이는 것 외에 달리 방도가 없다. 부처별 운용체계의 틀을 벗어나 통합 운용체계를 갖추고 운용 효율화를 모색해야 하며, 지원업체를 선별하는 심사 추천기능도 통합 정비할 필요가 있다. 정책자금의 존재 이유는 시장금융과의 차별화 및 그 보완에 있다. 일반 금융기관이 자금 공여에 적극적인 운전자금 같은 영역은 자칫 시장금융과 경합될 수 있으므로 지원에 신중해야 한다. /조영삼<산업연구원 연구위원 경제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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