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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시/8월22일] <1481> 드니 파팽

드니 파팽(Denis Papin). 다소 생소하지만 증기기관의 역사에 누구 못지않은 족적을 남긴 프랑스인이다. 안전 밸브를 갖춘 증기 피스톤 엔진을 처음 만들고 증기선의 아버지로 불리는 로버트 풀턴보다 100년 앞서 외륜 증기선을 띄웠다는 기록도 있다. 애초의 진로는 의사. 1647년 8월22일 태어난 그는 22세에 앙제대를 졸업할 때 의학으로 학위를 받았으나 뉴턴보다도 유명했던 당대의 과학자 네덜란드인 크리스티안 하위헌스를 만난 뒤 과학으로 방향을 틀었다. 하위헌스의 당시 관심사는 실린더 안에서 화약을 소량 폭발시키면 진공을 만들 수 있고 진공이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는 화약 진공 엔진. 파팽은 화약 대신 증기를 이용해 1679년 최초의 피스톤 증기엔진을 만들었다. 독일 마르부르크대에서 수학교수로 재직하던 파팽은 이 엔진을 동력으로 외륜선을 제작해 엘베강에 띄웠으나 바로 좌절하고 말았다. 밥줄이 끊어질 것을 우려한 뱃사공들이 외륜선을 불태웠기 때문이다. 증기기관은 파팽이 주로 머물렀던 영국에서 꽃피었다. 열역학 법칙을 발견한 로버트 보일과 함께 일하며 영국 학술원 회원으로도 뽑혔던 파팽은 1712년께 가난 속에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그가 영국에서 제작한 증기엔진은 뉴커먼 엔진을 거쳐 제임스 와트의 실용적 증기기관으로 발전해나갔다. 프랑스는 왜 파팽을 놓쳤을까.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나무가 부족해 석탄을 사용해야 하고 탄을 캐려니 탄광에 고이는 물을 빼낼 증기기관이 필요했던 영국과 달리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프랑스는 파팽의 증기기관 이론에 주목하지 않았다. 루이 14세의 종교적 박해도 신교도인 파팽의 프랑스 거주를 막았다. 풍요가 주는 나태와 종교적 편향이 없었다면 산업혁명이 프랑스에서 발생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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