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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인프라 초강국에 도전한다

[e-SOC 구축하자] 학교서 기업·무역까지 네트워크화최근 한국을 방문한 싱가포르 바이어 A씨는 분통을 터뜨렸다. 의류를 수입하는 A씨는 한국에서 생산되는 의류 정보를 인터넷에서 구해 보려고 몇 시간을 컴퓨터에 앉아 있었지만 결국 아무 정보도 얻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세계 10대 교역국인 한국에 제대로 된 인터넷 무역 사이트가 없다는데 놀랐다고 한다. 물론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검색하기도 어렵고 데이터가 너무 빈약하다. 바이어들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은 국내 무역 법규나 통계가 아니다. 찾고자 하는 상품과 그 상품을 생산하는 기업의 정확한 정보다. 한창 인터넷의 즐거움을 배우고 있던 주부 신모씨(37.서초구). 우연히 아이가 다니는 학교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고 실망을 금치 못했다. 홈페이지에는 학교의 일반적인 소개, 학생수, 교직원 수, 운영 방침만 덩그만히 있을 뿐 최근에 돌아가는 학교소식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게다가 학교 홈페이지가 학교정보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교장 선생님의 인사말도 날짜가 지난 3월 초였다. 아이들은 이미 겨울방학을 했는데 아직도 컨텐츠는 3월에 올려 놓은 것 뿐이라니 한마디로 업 데이트가 전혀 안 됐다는 얘기다. 말로는 정보화, 정보화하지만 우리의 현실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그동안 정부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가며 초고속 통신망 등 하드웨어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주력했다. 그 결과 하드웨어 인프라는 가히 세계적 수준에 이르렀다. 또 3,000만명에 육박하는 인터넷 인구는 정보초강국으로서 위상에 손색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 하드웨어를 돌아다녀야 할 내용물, 즉 정보는 빈약하기 이를 데 없다. 볼 만한 정보도 없고 정작 필요한 정보를 얻으려면 몇 시간씩 쓰레기 같은 정보창고를 뒤져야 할 판이다. 이런 상태에서 소프트 인프라를 얘기하고 컨텐츠 산업을 육성한다는 것은 공허한 정책에 불과하다. 물론 컨텐츠는 중요하다. 그러나 그에 앞서 「정보화의 구조」, 즉 정보 네트워크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70년대 고속도로의 건설이 경제도약의 주춧돌이 되었듯이 산업별, 업종별로 정보가 잘 유통되도록 정보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정보 네트워크를 통해 각 부문별로 원활하게 정보가 생산되고 유통될 때 그 정보는 비로소 생명력을 얻고 경쟁력을 갖는다. 그래야만 소프트 산업도 덩달아 발전하고 컨텐츠 산업도 힘을 얻을 수 있다. 예컨대 무역정보화를 보자. 무역정보화라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그 안에 한꺼번에 국내 모든 무역 관련 기업을 연결시키는 것이다. 개별 기업에게는 그 네트워크에 진입할 수 있는 열쇠를 쥐어주면 된다. 그렇게 되면 대한민국의 모든 상품, 모든 기업이 총망라된 무역포탈이 단숨에 만들어 질 수 있다. 어느 한 기관이나 단체에서 기업의 자료를 하나씩 받아 무역쇼핑몰을 만들어주는 구조로는 불가능하다. 어느 세월에 홈페이지를 다 만들어 주며 그에 따른 비용과 시간은 또 얼마나 많이 들 것인가. 한마디로 무역 쇼핑몰을 각자 기업에서 마음대로 만들 수 있는 툴(TOOL)을 나누어 주어서 홈페이지를 만들도록 하고 만들어진 무역쇼핑몰을 카테고리별로 한꺼번에 연결만 시킨다면 간단한 일이다. 인터넷은 단순히 정보를 담아내는 그릇이다. 누구의 전유물이 아니다. 아무리 훌륭한 컨텐츠가 있다 해도 인터넷에 뜻대로 담아내지 못한다면, 또는 전문가에게 의뢰해서 올리는 구조라면 정보화는 요원하다. 누구나가 정보를 제공할 수 있고 누구나 간편하게 인터넷에 올릴 수 있으며 누구나 통합적으로 검색할 수 있게 하면 된다. 학교 홈페이지가 죽어 있는 것은 직접 운영을 못하기 때문이다. 정보화를 단순히 홈페이지나 만들어 주면서 비용이나 따먹는 그런 사업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e-SOC는 산업별, 업종별로 정보화 네트워크를 갖춰 나가는 일종의 정보화 운동이다. 기업정보화, 금융정보화, 무역정보화, 지역정보화, 학교정보화 등 부문별로 정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그와 관련된 부문부터 하나씩 연결해 가는 정보화 프로세스다. 포도송이처럼 정보네트워크를 구축하자는 것이다. 정보는 같은 업종별로, 같은 카테고리별로 일시에 모아져서 서비스가 돼야 한다. 그리고 한꺼번에 통합 검색이 가능해야 의미가 있다. 그것이 바로 정보초강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잘 갖취진 그릇에 다양한 컨텐츠를 담을 수 있도록 국민 한명 한명에게 정보화의 열쇠(TOOL)를 쥐어주는 일.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다. /정보통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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