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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런던 금융을 이끈 지크문트의 경제관

■하이 파이낸셔(니얼 퍼거슨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영국 런던은 지금도 국제 금융과 정치의 중심지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도시다. 20세기 이후 세계 최강국으로 부상한 미국 뉴욕의 월 스트리트가 금융 중심지로서 확고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긴 하지만 런던이 갖고 있는 전통적인 금융 도시의 명맥이 타격을 입을 정도는 아니다. 하버드대 역사학과 교수이자 하버드 비즈니스스쿨 교수인 저자는 런던 금융을 이끌고 현대 ‘상업은행’의 틀을 만들어낸 ‘하이 파이낸스’(High Finance)의 주창자 지크문트 바르부르크(1902~1982)의 삶과 경제관을 통해 런던 금융, 더 나아가 유럽 연합의 현주소를 들여다본다. 저자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잿더미에서 영국을 부활시킨 주인공은 정치인이 아닌 금융인 지크문트로, 그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혜안으로 두 번의 세계 대전과 대공황이라는 재앙 이후에도 세계 경제의 재건을 내다보았다”고 말한다. 지크문트는 스스로 인정했듯이 독일인 학자, 국제 은행가, 유대교 지지자, 저명한 유대계 독일인 은행 가문의 자손이었다. 저자는 “지크문트가 전후 대단히 영향력 있는 유럽 통합의 지지자로 모습을 드러냈으며 유럽 통합을 위한 정부간 긴밀한 협력 과정에서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한다. 실제로 지크문트는 해럴드 윌슨 영국 총리가 자신의 임기 동안 경제 문제에 관해 상의하던 가장 믿음직한 동료였으며 지크문트는 윌슨을 정기적으로 만나 영국이 유럽경제공동체에 가입하도록 종용했다. 1967년에는 파운드화의 첫 평가절하를 막기 위해, 1970년대 중반에는 금융이 대혼란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했다. 저자는 영국에서도 대중에게 공개된 적 없는 1만여 통 이상의 편지와 지크문트 본인이 쓴 일기를 토대로 심리학자이자 정치인, 연극배우이면서 은행 경영인으로 살았던 다면적인 인간 지그문트를 조명했다. 저자는 “지크문트가 역대 은행가 중 책을 가장 많이 읽은 사람일 것”이라며 “고전과 낭만주의 독일 문학뿐 아니라 철학에도 푹 빠져 있던 지크문트는 니체에서 프로이트에 이르는 중유럽 근대주의자들에게 열광하고 있었으며 이러한 성향은 금융의 최종 결산보다 조직에 관심을 기울이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20세기를 풍미했던 금융인 지크문트의 삶과 철학이 전후 복잡한 세계 정세만큼이나 급변하는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의미 있는 도전 정신과 열정적인 삶의 가치를 전해준다. 3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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