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김재영의 남성학] '섹스장면 실연'도 표현의 자유?

영화에 담긴 성

몇 해 전 우리영화 ‘거짓말’이 음란성 논란과 함께 실제 섹스를 했느니, 안 했느니 하고 논쟁이 된 적이 있다. 그 후 결국 실제 섹스를 벌인 외국 영화들이 속속 개봉되어 표현의 한계라는 장벽을 거침없이 허물었다. ‘폴라 X’, ‘감각의 제국’에 이어 개봉되었던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백치들’이 논란을 주도했던 작품으로 실제 정사연기로 극장가에 파장을 불렀다. 더불어 이복 남매의 실제 정사를 스크린에 담았던 레오 카락스 감독의 ‘폴라 X’에 이어 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감각의 제국’은 영화 속에서 실제 정사가 있었다는 사실을 공공연히 드러내 화제를 뿌렸던 작품들이었다. ‘백치들’은 난교에 가까운 집단 혼음에 이어 실제 섹스장면을 충격적으로 그려낸 영화로 트리에 감독이 “도그마 영화의 원칙에 따라 영화를 찍자”며 특별한 조명조차 설치하지 않은 상태에서 섹스장면을 영상에 담았다고 한다. 영화 속 섹스장면이 실연이냐 아니면 실연처럼 꾸며진 것이냐는 논란과 함께 알려진 것처럼 영화 속 섹스가 실연이라면 영화 속에서 그런 장면을 그대로 담아내 보여주는 게 윤리적으로 과연 있을 수 있느냐는 외설시비도 현실적으로는 피할 수 없는 것 같다. 특히 ‘백치들’에서는 출연진 모두가 올 누드 상태로 벌이는 집단 난교 섹스파티를 그대로 카메라에 담아냈고, 발기된 음경까지 부분적으로 노출, 전세계 영화가를 충격 속으로 몰아 넣었다. 이 같은 도발적 영상으로 ‘백치들’은 한차례 수입반려를 받은 후 어렵사리 심의를 통과해 햇빛을 보게 된 것이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제51회 칸 국제영화제에서는 마치 백치게임과 같은 집단 섹스행위의 실연을 통해 진정한 자유를 찾아가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그린 ‘도그마 영화의 반란’으로 평가 받았다. 배우들이 영화를 촬영하면서 실제 섹스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일본 현대영화의 거장인 이마무라 쇼헤이가 남녀 배우를 알몸으로 방에 가둔 채 행위를 하게 하여 서로를 친숙하게 한 다음 영화를 찍었다든지, 우리나라의 경우 몇 해 전 모 영화 촬영 시 두 배우가 정사 신을 찍으면서 실감나게 하기 위해 합의 하에 실제 ‘했다’는 소문은 돌았지만 확인이 된 것은 아니다. 그래서 영화 흥행을 위해 퍼트린 소문이라는 설이 유력했다. 표현의 자유는 중요하다. 그러나 그 자유에 수치심까지 포함된다면 다시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