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처음으로 해외 임직원 수가 국내를 앞지른 두산그룹이 38개국 4만1,400여명에 이르는 인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지역과 회사별로 따로 운영하던 인사시스템 통합을 추진한다.
9일 두산그룹에 따르면 오는 8월17일부로 ㈜두산과 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 등 두산 주요 계열사 본사가 있는 한국과 중국·인도·베트남 소재 계열사의 인사시스템을 하나로 합친다.
해당 국가 소속 임직원들은 새 인사시스템 운영에 앞서 자신의 학력과 경력·인사고과·자격증 등 인사기록 사항을 점검 중이다. 인사시스템 통합은 단계적으로 진행돼 2018년에는 38개국에 이르는 전체 사업장을 하나로 묶는다.
두산은 이번 작업으로 인력 활용의 효율성을 높이고 인사제도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지역과 계열사 간 인적 교류가 확대될 것으로 분석된다. 지금의 경우 새롭게 인수합병(M&A) 등으로 두산 계열사에 편입되면 기존 계열사와 신규 계열사 간 의사소통을 위해 소규모 인력만 파견하는 형식의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시스템을 통합하면 특정 계열사의 특정 직무에 공백이 생겼을 때 전 세계 4만여명 임직원 가운데 적합한 후보군을 찾을 수 있다.
두산의 한 관계자는 "지역과 계열사 같은 장벽을 허물어 적재적소에 인력을 배치하기 쉬워진다"며 "임직원들에게도 더 많은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통합 작업은 두산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활발한 M&A를 펼치면서 해외 사업장 임직원 수가 대폭 확대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해 기준 두산 임직원은 모두 4만1,400여명으로 이 가운데 해외 소속이 2만800명이다. 국내 최고(最古) 기업인 두산의 119년 역사상 처음으로 해외 임직원 수가 국내(2만600명)를 앞질렀다. 특히 두산은 지난해 5월 KFC를 운영하던 외식업 전문회사 SRS코리아를 사모펀드에 매각하면서 과거 OB맥주로 대표되던 식음료·소비재 기업에서 중공업 중심의 산업재 기업으로 완벽히 변신하는 등 국내 기업 중에서도 가장 왕성한 M&A에 나서고 있다. ㈜두산은 지난 3월에도 영국 지게차 관리업체 러시리프트를 인수했으며 지난해는 미국 신재생에너지기업 클리어에지파워를 사들여 새롭게 연료전지 시장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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