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의 특허소송 협상을 위해 20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최 부회장은 이날 오후5시 김포공항에서 전용기편으로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떠났다. 최 부회장의 이번 출국은 지난 4월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이 삼성전자와 애플에 CEO 및 법무 책임자를 법정에 출석시키라고 명령한 데 따른 것이다. 최 부회장은 21일과 22일(현지시간) 이틀에 걸쳐 샌프란시스코 법원에서 쿡 CEO와 특허 협상을 벌인다. 첫 협상은 21일 오전9시30분에 열린다. 이번 협상은 협상의 자율성과 공정성을 위해 미국 법원 산하의 별도 조직인 소송외분쟁해결기구(ADR)가 전담하며 협상 장소도 소송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샌프란시스코 법원으로 결정됐다. 두 회사의 법무 책임자인 안승호 삼성전자 IP센터장과 브루스 슈얼 애플 법무담당 수석부사장도 협상 테이블에 앉을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수장이 처음으로 공식 협상에 나선다는 점에서 상호 로열티 지불 또는 특허 교환을 포괄하는 라이선스 계약 등의 방식으로 타협점을 찾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협상 자체가 법원의 중재로 이뤄진 만큼 극적인 타결을 기대하기는 이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법원의 협상 권고를 거부하면 향후 판결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이를 피하기 위해 만나는 형식적인 성격이 짙다는 것이다.
문송천 KAIST 경영대학원 교수는 "두 최고경영진의 만남은 법원 명령에 따른 것이어서 가시적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하지만 지루한 공방전을 이어온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소송에 전환점이 될 수 있고 이를 계기로 연내 타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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