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면 신용카드가 지난 2005년 통계작성 이후 처음으로 1,000만장 아래로 내려갔다. 한때 3,000만장이 넘었던 휴면카드가 정부의 자동 해지 조치와 연초 카드사 정보유출의 여파로 크게 줄어든 것이다.
휴면 신용카드란 최종 이용일로부터 1년 이상 이용실적이 없는 개인·법인 신용카드를 말한다.
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8개 전업계 카드사와 12개 은행에서 발급된 휴면 카드는 978만2,000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357만3,000장에서 1,379만장 급감했다.
2011년 말 3,100만여장, 2012년 말 2,370만여장, 2013년 말 1,400만여장, 올 들어 지난 1·4분기 1,056만3,000장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처음으로 1,000만장 아래로 내려간 것이다.
금융 당국은 연말에는 휴면카드 숫자가 700만~800만장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덩달아 신용카드 발급 매수도 떨어지고 있다. 5월 기준으로 발급된 전체 신용카드는 9,419만장으로 지난해 1억1,540만장에 비해 2,121만장 줄어들면서 57개월 만에 처음으로 신용카드 발급장수가 1억장 아래로 떨어졌다.
휴면 카드가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2012년 당국이 가계대출 억제정책의 하나로 1년 이상 사용하지 않는 신용카드를 자동으로 해지하는 정책을 시행한 때문이다.
연초 카드 3사 정보유출 사태로 휴면카드를 해지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도 감소세에 영향을 미쳤다.
아울러 2012년부터 모범규준을 통해 기존의 명목소득 대신 갚아야 할 채무를 제외한 가처분소득이라는 새로운 소득 산출기준을 세우는 등 신용카드 발급과 이용 한도를 규제하는 정책을 시행하면서 신용카드 발급 자체가 줄었다. 신용등급이 7등급 이하인 사람이 카드를 발급받으려면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월 가처분소득이 50만원이 넘는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반면 정부의 장려 정책에 힘입어 체크카드는 2013년 3·4분기 9,604만장, 2013년 4·4분기 9,752만장, 올해 1·4분기 9,813만장, 2·4분기 9,889만장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최현 여신금융협회 카드부장은 "체크카드는 소득공제 비율이 높기 때문에 알뜰한 급여 소득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것 같다"며 "내년 6월까지 소득공제비율이 40%로 10%포인트 높아진 만큼 체크카드 이용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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