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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아닌 ‘가쓰라-태프트 밀약’ 논란
입력2005-09-30 16:53:21
수정
2005.09.30 16:53:21
서정명 기자
김원웅 “美에 사과요구를” 박계동 “日 조작가능성”<br>주미대사관 국감서
국회 외교통상위의 29일(현지시간) 주미대사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선 때아닌 ‘카쓰라-테프트 밀약’논란이 벌어졌다.
발단은 맥아더 동상 철거문제. 열린우리당 김원웅 의원은 미국 의회 의원들의 맥아더 동상 철거와 관련된 항의서한에 대해 “은혜를 모른다고 배반감을 느끼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미국인들은 한국전쟁까지만 기억하고 한국이 분단된 데 대한 책임, 분단이전 식민지지배에 대한 미국의 역할 등 한국의 근현대사에 대한 인식은 결여돼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카쓰라-태프트 밀약은 우리 국민에게 얼마나 한을 남긴 조약이냐”며 “국제법상 중요한 범죄행위인 카쓰라-태프트 밀약에 대해 늦게나마 미국에 사과를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박계동 의원은 “카쓰라-태프트 밀약은 없었으며 일본이 조작한 역사를 갖고 미국이 한반도 식민지화 과정에 악역을 했다는 주장은 재고해야 한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밀약은) 일본이 (한반도 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해 조작했을 가능성이 크고, 그래서 자기들만 보는 관보에 밀약이 있었던 것처럼 쓰고, 1923년 조선사 편수에서 기정사실화했던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국감이 끝난 후 박 의원은 자신이 지난 3년간 포츠머스 조약실을 방문하는 등 이 문제에 관해 조사한 결과를 논문으로 썼다며 14쪽짜리 논문을 배포했다.
논문의 취지는 일본의 한반도 지배권을 미국이 인정한 것은 필리핀에 대한 미국의 지배권을 인정받기 위한 ‘거래’ 차원이 아니라, 그것이 극동 평화와 한국에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루스벨트 대통령의 인식 때문이며, 이러한 인식과 정책은 밀약으로부터 시작된 게 아니라, 그 수개월 전부터 이미 미국 정부의 정책으로 실행되고 있었던 것이며, 구속력 있는 조약이 아니라 비밀대화 기록이라는 것으로 요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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