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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증시에서 일부 종목들이 이상급등을 보이는 가운데 테마주로 분류되고 있는 상장사의 대주주나 임원들이 주가가 치솟는 틈을 타 차익실현에 나서 투자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EG의 등기임원이자 대표이사인 이광형씨는 지난 해 12월14일 보유주식 5만3,900주 전량을 장내 매도했다. 이 대표가 판 주식은 2008년 유상증자 참여와 2003년 장외매매로 취득한 것. 주식 매도가격이 5만3,900원이고, 유상신주가격과 장외매매가격이 각각 8,040원, 3,430원인 점을 감안 할 때 이 대표는 EG 주식을 팔아 70억원 가량의 차익을 챙겼다. EG도 자기주식취득신탁 계약으로 2010년 9월 주당 1만8,000원대에 사들인 자기주식 3만9,750주를 근 1년 만에 주당 6만5,884원에 팔아 19억원 가량의 차익을 남겼다. EG는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동생인 박지만씨가 회장으로 있는 회사로, 최근 박근혜 테마주로 거론되며 주가가 크게 치솟은 바 있다. 사정은 안철수 테마주들도 마찬가지다. 솔고바이오 이사 김영규씨와 전무 최형호씨는 지난 해 12월 12일과 15일 각각 보유주식 18만5,528주를 장내 매도했다. 이들은 지난 해 7월27일 신주인수권을 인수했다가 이번에 매각해 1억원 이상의 차익을 얻었다. 안철수연구소 상무 조동수씨도 지난 해 11월 14일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얻은 4,500주를 팔아 3억원 가량의 차익을 남겼다.
이외에 올해 정치인 테마주로 분류된 우성사료와 아가방컴퍼니 등도 회사 임원 등이 해당 종목 주가 상승 시기를 틈타 주식을 내다 팔아 투자자들의 눈총을 받았다. 선거수혜주로 꼽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회사인 가비아와 인포뱅크 등도 임원들이 주식 매도에 나선 바 있다.
문제는 이들이 특별한 이유 없이 주가가 치솟고 있는 데도 주주들에게 ‘투자 주의’를 권고하지 않은 채 차익실현에만 급급했다는 점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이나 임원들은 회사 내부 사정을 일반 투자자들보다는 잘 알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며 “주가가 기업 가치보다 터무니 없이 높게 형성되고 있는 동안 투자자들에게 경고하지 않은 채 개인적인 이익만 챙긴 점은 비난 받을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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