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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대목, 백화점 '북적' 재래시장 '썰렁'
입력2002-09-15 00:00:00
수정
2002.09.15 00:00:00
추석경기의 양극화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추석을 일주일 앞둔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이나 대형할인점에 발 디딜 틈이 없을 만큼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지만 동대문ㆍ남대문은 물론 지방 중소재래시장은 수해와 경기불안등으로 '추석 대목'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썰렁했다.
■ 백화점ㆍ할인점ㆍ홈쇼핑 "추석은 있다"
롯데백화점은 추석 특판 기간인 10일부터 지난 주말까지 매출(할인점포함)이 1,460억원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이상 증가했다. 신세계나 현대도 비슷한 증가율을 보였다.
고급 갈비세트, 굴비 등 30만원 이상의 고가제품 판매가 눈에 띄게 늘어났을 뿐 아니라 김, 멸치 등을 실속포장한 5만원 이하 저가 제품 판매도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수 신세계 과장은 "정육세트의 경우 지난해보다 평균구매단가가 5만원 이상 오른 20만~30만원대 제품이 가장 잘 나가고 있다"며 "지난 주말까지 준비한 물량 5만세트 중 약 55%인 2만7,000 세트가 판매됐다"고 밝혔다.
기업들이 백화점에서 구입한 선물도 증가추세다. 신세계는 올 추석기간 동안 기업 특판 매출이 지난해보다 30% 정도 늘어난 252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도 작년보다 25% 정도 신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홈쇼핑업계도 올 추석대목 매출이 지난해 보다 30% 정도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홈쇼핑의 경우 올 추석 매출은 900억원으로 지난해의 670억원 보다 35% 정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재래시장 "추석은 없다"
동대문ㆍ남대문 등 재래시장 일대에선 추석 대목 분위기를 쉽게 찾아볼 수 없다. 그래도 대목이라고 해서 들여놓은 물건을 다 팔 수나 있을지 걱정하고 있는 형편이다.
중부시장에서 과일가게를 하는 김 모씨는 "수해로 인해 과일 값이 폭등해 그나마 가지고 있던 가격경쟁력까지 잃어버렸다"며 "대형 유통업체들이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가격을 낮게 받는 데는 도무지 당해낼 재간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김 씨는 또 "청과 뿐 아니라 시장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침체돼 있다"며 "요즘 같아서는 20년간 해 온 장사를 이젠 접어야겠다는 고민을 안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 고가 선물세트는 폭발적 인기
40만원짜리 멸치, 100만원짜리 굴비 등 고가 제품의 소비가 크게 늘었다. 신세계 백화점이 내 놓은 40만원짜리 얼음죽방멸치는 준비한 물량 200세트 중 100세트 이상이 팔려나갔다. 롯데백화점에서는 100만원짜리 굴비세트가 20세트 판매되는 등 초고가 상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임동석기자
정영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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