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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보험료 왜 천차만별일까?

등록대수 적을땐 등급 세분화 안돼… 동급 차량도 70만원 이상 차이

수입차 구매를 고려 중인 직장인 박철민(27)씨는 각 브랜드별로 유지비 항목을 점검하다 깜짝 놀랐다. 비슷한 가격대인 BMW의 '118d'와 폭스바겐 '골프 2.0 TDI 프리미엄'의 보험료를 비교해보니 차이가 적지 않게 난 탓이다. 두 모델은 배기량은 2,000cc로 같고 가격은 BMW 118d가 3,890만원, 폭스바겐 골프 TDI 프리미엄이 3,750만원으로 엇비슷했지만 보험료는 골프가 70만원 이상 비쌌다.

같은 수입차에 동급 차량인데도 이처럼 보험료 차이가 나는 이유가 뭘까. 비밀은 판매량에 있었다. 판매량이 1만대가 넘는 차량은 모델별로 보험료를 계산하는 반면 그렇지 않은 차는 전체 브랜드로 묶어 보험료를 책정한다. 가격과 성능이 비슷해도 보험료가 다른 이유다. '118d'를 포함해 BMW 1시리즈는 지난해 6,321대가 팔렸고 골프 시리즈는 3만3,826대가 판매됐다. BMW의 '118d'는 연간 판매대수가 1만대가 안 돼 차량 등급을 산정할 때 3시리즈나 5시리즈 등 BMW 브랜드 내의 다른 모델과 함께 평가를 받지만 골프는 자체적으로 등급을 부여받는다. BMW 1시리즈가 폭스바겐 골프보다 보험료가 싼 이유다. 이에 따라 보험료 산정을 위한 판매대수 기준을 조정하고 손해율 산정을 위한 등급도 보다 세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경제신문이 27세 성인 남자 기준으로 8개 보험사의 견적을 비교한 결과 BMW '118d'의 신차보험료는 157만740~189만410원이었지만 폭스바겐 '골프 2.0 TDI 프리미엄'은 197만6,130~234만9,500원으로 나타났다. 적게는 약 40만원에서 많게는 77만원까지 차이가 벌어졌다.

보험사들은 기본 보험료에 차량별 보험료를 합해 전체 보험료를 책정한다. 기본 보험료는 모든 차가 같으므로 차마다 적용되는 차량별 보험료가 전체 자동차 보험료를 결정짓는다.

차량별 보험료를 등급에 따라 달라진다. 보험개발원은 손해율을 기준으로 26개로 등급을 나눠놨다.

등급 숫자가 낮을수록 기준 등급인 16등급(손해율 97.5~102.5%)보다 많은 보험료를 내고 높으면 덜 낸다. 예를 들어 1등급이면 16등급 대비 보험료가 2배고 26등급이면 절반이다.



기본적으로는 사고가 많으면 손해율이 올라간다. 횟수는 적더라도 한번에 물어주는 금액이 많으면 손해율은 상승한다.

그런데 판매량이 1만대에 못미치는 모델은 브랜드로 묶어서 차량 모델별 등급을 매긴다. 같은 브랜드 내에서 판매량이 1만대가 안 되는 차들은 한데 모아 등급을 계산하는 것이다. 개별 모델의 사고 비율이나 차량 가격과 관계없이 보험료가 책정되는 배경이다. 이와 관련해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일정 정도 규모가 돼야 통계로서의 의미가 있다"며 "판매량이 1만대 정도는 돼야 보험료 책정에 반영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소비자와 수입차 업계는 1만대 기준이 너무 높게 잡혀있어 개별 손해율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보험료 산출 기준이 너무 일률적이어서 수입차 구매 수요가 다양해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1만대 기준뿐만 아니라 손해율이 세분화되지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보험개발원은 손해율이 195%가 넘는 차량은 200%든 1,000%든 모두 똑같이 1등급으로 묶는다. 업계와 소비자는 손해율이 높은 구간을 더 자세하게 나눠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손해율이 높은 차량은 받아가는 보험금에 비해 적은 보험료로 다른 보험 가입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전체 차량 등록 대수 중 수입차의 비중은 5.4%였지만 수리 건수 비중은 7.4%, 수리비로는 18.9%를 차지했다. 수리비로 지급된 보험금은 9,356억원으로 지난 2009년부터 매년 23.5% 증가하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국산차의 보험금 지급액은 연간 7.5%에 증가하는 데 그쳤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차량 모델 등급 1등급 차량의 특징은 다른 차종보다 거친 운전습관을 갖고 있는 젊은 운전자들이 많다"며 "특히 일부 모델의 높은 손해율이 보험료 전체를 끌어올리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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