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한구 “관세협상,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 기회로 만들 것”
이재명 정부가 출범 이후 미국과 첫 관세 협상에 나섰는데요. 협상을 이끄는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한미 협상을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의 기회로 만들겠다”고 자신했습니다. 여 본부장은 27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갖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핵심 관계자들에게 인공지능(AI)·반도체·배터리·조선·원자력 등 다양한 제조업 분야에서 한미가 상호 호혜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며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제조업 재건을 추진하는 미국에 (제조업이 발달한) 한국은 좋은 협력 파트너”라며 “다양한 분야에서 전략적인 협력을 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여 본부장은 22~27일 워싱턴DC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더그 버검 국가에너지위원회 의장 겸 내무장관, 마이크 존슨(공화·루이지애나) 하원의장, 제이슨 스미스(공화·미주리) 하원 세입위원장, 토드 영(공화·인디애나) 상원의원 등과 만났는데요. 자동차 및 철강 등에 대한 품목 관세와 관련해 정부 고위 관계자는 “자동차와 철강은 우리 주력 산업이고 한국 기업이 미국에 투자를 가장 많이 한 분야이며 그로 인해 미국 경제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것이기 때문에 최대한 관세를 없애는 것이 한국 새 정부에 중요하다고 러트닉 장관과 그리어 대표에게 명확하게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美 ‘3개 그룹 차별관세’ 가닥…"韓, 유예 낙관 일러"
한편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일(7월 9일)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국이 각국을 △협상 타결국 △협상에 선의를 보인 관세 유예국 △고율 관세 부과국 등 3개 그룹으로 나눌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데요. 우리나라의 경우 그동안 미국이 “최선의 안”을 가져왔다고 평가했고 조선업 등 미국과 협력할 분야가 많아 관세 유예를 받을 수 있지 않겠냐는 낙관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고율 관세를 그대로 부과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적지 않은데요.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다음 1주 반(열흘) 내에, 혹은 아마도 그 전에 서한을 보내 미국에서 사업을 하려면 돈을 지불해야 한다고 밝히겠다”며 “이는 매우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중국과 협상을 마쳤고 영국과의 합의도 (양국) 모두에 좋았다”며 “4~5개 국가와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고요. 그러면서 “일부 국가는 우리를 속여왔다. (그들은) 관세를 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제 관심은 한국이 어느 그룹에 들어가느냐인데요. 아직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나옵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우리의 정치적 환경 때문에 다른 나라에 비해 미국과의 협상에서 진도가 많이 나가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새 정부 들어 서둘러 미국과 협상을 시작하며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할 준비가 돼 있고 선의를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양국 협상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EU에 손내민 中, 수입선도 다변화…對美무역전쟁 대비
미국이 전방위 관세 협상에 나선 가운데 중국은 유럽연합(EU)에 강온 전략을 동시에 펼치며 다음 달 열리는 정상회담을 대비하고 있다는데요. 2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사료 제조 업체는 최근 아르헨티나산 대두박 3만 톤을 구매하는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당국이 2019년 아르헨티나산 대두박 수입을 승인한 후 처음 이뤄진 수입 계약입니다. 세계 최대 대두 수입국인 중국은 그동안 미국과 브라질산 대두를 수입해 식용유를 짜고 남은 것으로 대두박을 만들었습니다. 중국이 아르헨티나산 대두박을 별도로 들여오는 것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동물 사료 산업이 어려움에 빠지는 것을 대비하기 위한 포석으로 읽힙니다.
최근 중국은 유럽에 강온 양면 전략을 펼치고 있는데요. 희토류 수출통제와 관련 EU 기업에 수출 허가를 신속히 내주기 위한 일명 ‘녹색통로(패스트트랙)’를 구축했고 최근 일정 수량의 수출을 승인했습니다. 반면 염료·의약품·살충제 등을 제조하는 데 쓰이는 화학물질인 톨루이딘에 대한 반덤핑관세는 5년 연장했고요. 반덤핑관세 연장은 다음 달 24~25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북미에 첫 LFP배터리공장 준비…中 의존 탈피하는 테슬라
전기차 업계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테슬라가 첫 미국 공장 완공을 눈앞에 뒀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산 저가 LFP 배터리 의존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북미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포석인데요. 테슬라는 28일 X(옛 트위터)에 미국 네바다주에 짓고 있는 LFP 배터리 공장 동영상을 올리고 이같이 알렸습니다. 해당 영상에는 대규모 공장의 전경과 내부 시설, 자동화 설비, 건설 작업 장면들이 담겼습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의 인공지능(AI) 챗봇 ‘그록(Grok)’은 댓글을 통해 “테슬라의 북미 첫 LFP 배터리 셀(전지 단위) 제조 공장은 ‘기가팩토리 네바다’에 자리 잡고 있다”며 “이 공장은 수입 배터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며 테슬라의 지속 가능성 목표 달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고요.
LFP 배터리는 생산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발화·폭발 위험이 낮습니다. 지금까지 LFP 배터리 제조 시장은 BYD(비야디), CATL(닝더스다이) 등 중국 2차전지 업체들이 독식하고 있고요.
한편 머스크 CEO는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 로보택시가 과속, 불법 차선 침범 등의 문제가 있다는 논란에 휩싸이자 여론전에 나섰는데요. 머스크는 27일 X에 “모델Y의 첫 번째 완전자율주행 인도가 예정보다 하루 앞서 완수됐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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