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자충수 둘 수 없다" … 글로벌 1·2위 동맹에 경쟁력 점프업

■ 삼성-LG, OLED 특허 공유 이번주 합의<br>"공방 길어질수록 일본·대만 등 경쟁업체에 추격 허용"<br>정부 중재로 협상 급물살… 소모적 소송전 부담 덜어


격렬한 특허분쟁을 벌여왔던 삼성과 LG가 디스플레이 특허에 대해 크로스 라이선스(상호 특허공유)라는 큰 원칙에 도달함으로써 21년 만에 삼성ㆍLG 간 특허동맹이 탄생하게 됐다.

양측의 이 같은 결정은 디스플레이 특허를 둘러싼 법적 다툼이 길어지면 서로의 경쟁력을 훼손해 결과적으로 일본과 대만의 경쟁업체에 추격을 허용하는 자충수가 될 수밖에 없다는 자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 노력이 더해져 지난 1992년 7월 당시 삼성전관(현 삼성SDI)과 금성사(LG전자)가 크로스 라이선스를 맺은 후 실로 오랜만에 '윈윈'의 결과를 도출할 수 있게 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전자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디스플레이에서 글로벌 1위와 2위인 삼성과 LG디스플레이가 특허공유에 나설 경우 그 파급효과는 매우 클 것"이라며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경쟁력이 또 한번 업그레이드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중재, 급물살 탄 삼성ㆍLG 디스플레이 특허동맹=그러나 삼성과 LG 간 디스플레이 특허공유 합의가 성사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았다.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삼성과 LG 간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특허분쟁 이후 양자는 계속 대립을 키워왔다. 처음에는 OLED 특허에 한해 분쟁을 벌였던 양사는 액정표시장치(LCD)로 대상을 넓혔고 특허분쟁 주체도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로 확대되는 등 삼성과 LG 간 분쟁으로 폭이 확대됐다.

특허분쟁 초기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소모적 논쟁을 일단락 짓기 위해 실무 논의를 갖기도 했지만 특허분쟁 대상과 영역이 넓혀지면서 그룹 간 대립으로 확대됐고 타협점을 찾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지식경제부가 적극 중재에 나서면서다. 정부가 소모적 논쟁을 종결하기 위해 삼성과 LG를 상대로 설득에 나섰다. 삼성과 LG 역시 내부적으로는 소송을 이어가는 데 적잖은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경제민주화 논의가 진행되는데다 OLED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일본은 물론 대만 등 해외 경쟁업체들도 본격 행보에 나서면서 압박하기 시작한 것이다. 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양사가 합의를 보려면 한 쪽에서 자존심을 숙이면서 기술력이 약하다는 모양새가 되는데 정부가 장을 만들어줌으로써 상호 부담을 덜게 됐다"며 "양 그룹 최고위 경영진이 정부의 중재하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큼 다가온 21년 만의 삼성과 LG 특허동맹=앞으로 양측은 세부 실무협상 등을 거쳐 특허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최종 체결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특허공유협상은 OLEDㆍLCD 등 현재 분쟁 중인 디스플레이 관련 특허다. 삼성과 LG디스플레이의 지난 2012년 9월 말 기준 분기보고서를 통해 양사 각각 국내외에서 2만여건의 특허를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허업계 고위관계자는 "특허공유협상에서 키포인트는 각자가 보유한 킬러 특허에 대해 어떻게 보상하고 공유하는지가 될 것"이라며 "워낙 양측이 서로 잘 알고 있어 빠르게 진행될 여지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들 양사는 특허소송 등을 통해 각자의 특허 장단점을 파악해놓고 있어 큰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세부 실무협상 등을 통해 삼성과 LG는 향후 몇 년 동안 각사가 보유한 어느 특허에 대해 어떻게 상호 공유하는지를 결정하게 된다. 여기에는 해당 특허 사용시 로열티를 지불하는 방법이 있고 아예 서로 무상으로 하는 방법 등 다양하다.

앞서 1992년 당시 삼성전관과 금성사는 브라운관ㆍ모니터ㆍLCD 등 8,000여건의 국내외 특허를 서로 무상 공유하는 데 합의했다. 이때의 특허 크로스 라이선스도 정부가 중재했고 양사 간 필요성에 의해 전격 타결됐다. 당시 이 같은 결정에 대해 "한국 산업계의 획기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삼성ㆍLG 특허동맹, 다른 분야로 확산되나=삼성과 LG는 현재 디스플레이 외에도 TVㆍ가전ㆍ이차전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하며 세계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다. 한마디로 이번 삼성과 LG의 디스플레이 특허동맹이 다른 분야로까지 확산되면 한국 산업의 경쟁력 제고에 좋은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재계 고위관계자는 "삼성과 LG 양측의 최고경영자들이 이번 디스플레이 특허동맹이 다른 분야로까지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 그야말로 한국 산업계의 대역사를 쓰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