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의 배당 확대정책 발표 영향으로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3년 이상 장기 수익률로 따져보면 배당주펀드보다 배당주의 수익률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배당이 높아진다고 해도 배당주펀드 수익률에 배당 수익이 기여하는 바가 적어 주가 변동성이 적고 배당을 잘 주는 대형주에 장기적으로 투자한다면 배당주펀드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종목 투자는 펀드 투자보다 위험이 크기 때문에 손해가 날 때는 더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안정적인 투자 성향을 가진 투자자들에게는 바람직하지 않다.
30일 서울경제신문이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주가 등락과 배당 모두를 고려한 수정주가로 고배당 코스피 대형종목(배당수익률 3% 이상 종목)과 배당주펀드의 수익률을 비교해보니 배당 종목 투자의 수익률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배당을 고려한 수정주가를 활용해 3년간 고배당 종목수익률을 살펴보니 덕양산업(024900)이 487.10%로 가장 높았고 진양화학(051630)(269%)·메리츠종금증권(008560)(252.68%)·화성산업(002460)(244.70%)·동아에스텍(058730)(203.98%)·조광페인트(004910)(190.58%)·한국쉘석유(002960)(185.21%) 등이 원금의 2배 이상의 수익률을 거뒀다. 배당을 고려한 종목수익률 상위권에는 소비재 업종과 실적 개선 종목이 다수 포진해 있었다.
배당주펀드의 수익률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종목 투자에 비해서는 기대치를 한참 낮춰야 할 것 같다. 배당주펀드는 신영자산운용의 펀드가 상위권에 다수 포진해 있었다. 신영밸류고배당증권투자신탁(주식)W형은 3년 수익률이 42.46%로 가장 높았고 신영퇴직연금배당주식증권자투자신탁(주식)C형(37.54%)·신영연금배당증권전환형자투자신탁(주식)(34.56%) 등 신영자산운용의 배당주펀드 수익률이 좋았다. 신영자산운용의 펀드 이외에는 베어링고배당증권투자회사(주식)ClassA(17.27%), 한국투자셀렉트배당증권투자신탁 1(주식)(C5)(15.26%), 하이굿초이스배당증권투자신탁 1[주식](11.26%) 등이 수익률 상위권을 차지했다.
장영준 대신증권 압구정지점 부지점장은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배당 정책과 관련해 배당주펀드의 인기가 많은데 사실 배당주펀드의 수익률에 배당이 미치는 영향은 아무리 배당이 높아져도 5%가 안 될 것"이라며 "정책 때문에 당장 배당이 대폭 커질 것이라고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배당주펀드보다 대형 배당주를 사서 꾸준히 가져가는 것이 수익률 측면에서는 더 이롭다"고 말했다.
배당주에 직접 투자를 한다면 소비재 업종의 대형주나 실적이 꾸준히 상승하는 종목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기에 민감한 소재·산업재 종목들은 큰 손실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수화학(-53.99%)·세아베스틸(-45.19%)·삼원강재(-37.10%)·무림P&P(-36.95%) 등 소재·산업재 종목들의 손실 폭이 컸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배당을 많이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배당주의 성장도 중요하다"며 "최 경제부총리가 내수 살리기에 나선 만큼 고배당주 중에서도 소비재 업종과 성장성을 보여주는 종목을 선택해 장기 투자한다면 앞으로도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당주펀드는 배당 종목 투자보다 기대 수익률은 낮지만 투자 기간을 5년 이상으로 더 넓게 보면 현재까지 손해를 본 펀드가 없기 때문에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는 경우에 적합하다. 유리Growth&Income증권투자신탁[주식]의 경우 3년 동안 20.64%의 손실을 봤지만 5년 동안에는 13.62%의 수익을 내고 있다. 알리안츠고배당증권투자신탁[주식](C/C 5)도 3년 수익률은 -14.81%이지만 5년 수익률은 17.92%다.
배당주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박인희 신영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배당주펀드 투자는 3년 이상을 봐야 하는 장기 투자 성격이 강하다"며 "배당 종목에 투자할 때는 회사의 기초체력(펀더멘털)에 비해 배당을 적절히 주는지 장기 투자 기간 동안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는지 등 꼼꼼히 체크해야 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투자 성향을 가지고 있거나 꼼꼼히 개별 종목을 체크할 수 없는 사람들의 경우 종목 투자보다 펀드 투자가 더 적절하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