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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기업, 국내 상장 씨가 말랐다

고섬 사태 이후 문턱 높아져… 잇단 공모 철회·계획 백지화<br>美·日기업까지 확산 추세


중국 고섬 사태 이후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외국 기업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부실 외국 기업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확산돼 상장을 철회하거나 계획 자체를 아예 백지화하는 곳이 늘면서 최근 7개월 이상 국내 증시에 한 곳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 3월부터 외국 기업 상장제도까지 강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 상반기까지는 국내 증시에 새로 상장하는 곳을 찾기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27일부터 공모주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던 중국 기업 차이나그린페이퍼패키징그룹이 지난 18일 돌연 공모를 철회했다. 이 회사는 철회 신고서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최신 재무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 감사 보고서가 발행된 뒤에 공모를 다시 고려하겠다"고 이유를 밝혔다. 차이나그린페이퍼패키징그룹의 공모 취소로 한국거래소에서 예비심사를 통과한 외국 기업은 단 한 곳도 남지 않았다.

최근 외국 기업들이 국내 증시 상장을 포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이후 이날까지 증권 신고서를 제출한 후 상장 철회를 결정한 기업은 썬마트홀딩스ㆍ컴바인윌홀딩스ㆍ파워테크놀로지ㆍ차이나그린페이퍼패키징그룹 등 네 곳이며 아예 예비심사 청구 자체를 철회한 기업도 유나이티드머천트서비스ㆍ유엠에스홀딩스리미티드ㆍ중국건재설비유한공사 등 세 곳이나 된다. 중국대제국제유한공사ㆍ이비에이치인더스트리 등은 지난해 예비심사 승인을 받고도 6개월 동안 증권 신고서도 못 내보고 사라졌다.

이로써 고섬 사태 이후 현재까지 온전하게 상장에 성공한 기업은 지난해 6월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완리 한 곳만이다.

외국 기업들이 이렇게 잇따라 상장을 포기하는 것은 지난해 중국 고섬 부실 회계 사건 이후 국내 증시 상장 절차가 까다로워진데다가 이들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각도 냉담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고섬은 원주 상장국가인 싱가포르에서 회계 문제가 발생하면서 지난해 3월23일 이후 지금까지 10개월 동안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특히 상장 포기 외국 기업 가운데는 문제가 된 중국뿐 아니라 미국ㆍ일본ㆍ싱가포르 기업도 포함돼 있어 외국 기업 상장 위축 현상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상장에 필요한 일정 등을 감안할 때 올 상반기까지 상장기업을 찾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승국제자원재생유한공사(중국ㆍ1월3일), 패스트퓨처브랜즈(호주ㆍ1월13일) 등 현재까지 예비심사를 청구한 기업 두 곳의 경우도 빨라야 오는 4월께 승인이 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일정상 올 상반기 안에 상장을 마치기가 상당히 어렵다.

또 3월1일부터는 외국 기업 상장제도 개선안이 적용되면서 문턱 자체가 높아지기 때문에 외국 기업 유치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중국 고섬 사태 이후 외국 기업들의 분위기가 상당히 안 좋아졌다"며 "외국 기업들이 대부분 아직 상장을 추진할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했는지 올해는 상장예비심사 청구기업 자체가 지난해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한 대형 증권사의 기업공개(IPO) 관계자는 "이미 계약을 맺은 상당수 외국 기업들이 공연히 상장을 무리하게 추진했다가 중국 고섬과 같은 상황을 맞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증권사 대부분이 외국 기업 유치 노력은 과거와 똑같이 하고 있으나 영업환경이 어려워진 것만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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