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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모순·집단주의 위험성 과감하게 드러내다

인도 현대미술 이끄는 부부작가 저스틴 폰마니·프라작타 포트니스<br>저스틴 폰마니- "사람과 세상에 대해 늘 생각" 사람 얼굴 펼쳐놓은 작품 유명<br>프라작타 포트니스- 산업화·도시화로 인한 불평등… 식민지 역사·여성의 삶 등 표현

저스틴 폰마니

저스틴 폰마니의 작품 '무제'

프라작타 포트니스

프라작타 포트니스의 작품 '무제'

예술과 국력은 비례한다. 밀레니엄 이후 세계 미술시장에서 가장 괄목할 성장을 이룬 나라는 바로 중국과 인도다. '친디아(Chindia)'라는 이름의 양대 신흥 경제국이 오랜 역사와 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경제 성장으로 급증한 신흥 자산가들이 시장에 참여하면서 미술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급기야 중국은 지난해 세계미술시장 점유율 1위(세계적 미술시장분석사 아트프라이스 집계 기준)를 차지했다. 중국미술시장은 그러나 '거품'에 대한 우려로 옥석가리기 단계에 접어들었다. 반면 연평균 7%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인도는 IT분야의 젊은 부자 컬렉터들이 현대미술에 대해 후원하면서 차분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화려한 색채와 과감한 상상력, 전통문화에 대한 재해석과 다양성을 아우르는 인도 현대미술은 높은 예술성과 완성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 면에서 저평가 돼 있다. 인도현대미술의 미래를 보기 위해 뭄바이에서 활동 중인 두 부부작가를 만났다.

◇인도 톱10작가 저스틴 폰마니="데카르트가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고 한 코기토(cogito)의 명제처럼, 누구든 인지하는 그 세상만큼 큰 자신의 세상을 갖고 있습니다."

이 거대하고 진지한 명제를 작가 저스틴 폰마니(Justin Ponmanyㆍ38)는 세계지도 같은 인물사진으로 표현한다. 익숙한 정면 얼굴을 가운데 놓고 옆ㆍ뒷모습이 펼쳐진 형태가 좌우로 펼쳐진 것이 마치 세계지도를 연상시킨다. 사람의 흉상을 360도 촬영해 평면에 펼쳐놓은 게 폰마니의 대표작이다. "사람과 세상, 사람을 사람으로 만드는 도덕성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할 뿐"이라고 말하는 폰마니는 30대에 이미 인도현대미술가 톱10에 든 유망작가다.

그의 최근작은 일종의 홀로그램 그림이다. 떨어져 서 있는 세 사람이 한 곳을 가리키는 '핑거 포인팅(Finger Pointing)'은 관객이 이리저리 자리를 옮겨도 손가락 끝이 자신을 따라다니는 독특한 체험을 하게 한다. 작가는 "다수의 혹은 모든 사람이 같은 행동을 할 때 생겨날 수 있는 집단화의 극단적 위험성을 경고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불교의 만(卍)자와 나치즘 상징기호를 결합한 작품, 인터넷 블로그에 줄줄이 이어진 댓글을 출력해 제작한 설치작품 등 폰마니의 예술관에는 보이지 않는 이데올로기가 작용한 집단주의와 갈등에 대한 묵직한 물음이 저변에 깔려있다.

◇차세대 여성작가 프라작타 포트니스=인도를 이끌 차세대 여성작가인 프라작타 포트니스(Prajakta Potnisㆍ32)의 작업실에 들어서면 벽 구석에서 뻗어 나온 '갈라진 틈'이 눈에 띈다. 낡은 건물 탓이 아니다. 작품이다. 흰 벽의 금(crack)을 실로 수놓듯 채워 마치 핏줄이 꿈틀거리는 것처럼 생명력을 갖는다. "상처를 아물게 하는 외과수술처럼 전쟁이나 기아 같은 '벌어진 간극'을 채우고 치유하는 행위를 보여준다"고 설명한 작가는 "전작(前作)은 빗물이 스민 벽 얼룩을 물감으로 연기(煙氣)처럼 덧그린 설치작품이었고 폴란드의 오래된 미술관 난간을 전선으로 넝쿨처럼 감싸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틈을 채우는 바느질과 치유는 여성성을, 얼룩과 연기는 역사의 흔적을, 전선으로 인도 고유의 매듭을 묶은 것은 식민지 과거에 대한 반추를 상징한다. 이처럼 장소특정적(site-specific) 설치작품에 탁월한 포트니스는 문화의 관계성에 대한 관심이 크다. 미술시장에서도 인기 있는 그의 작품은 알(egg)과 과일 이미지. 작가는 "몸 안에서 자라나는 알들, 겉은 탐스러워도 속은 상했을 수도 있는 과일은 내부가 어떻게 외부의 영향을 받는지 보여준다"고 말한다. 인도의 대도시가 급격한 산업화ㆍ도시화로 성장했지만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부의 불평등으로 곪기도 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인도의 현실과 여성의 삶을 절묘한 문화적 상상력으로 표현하는 작가는 최근 델리에서 열린 인디아아트페어에 참여하는 등 다양하게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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