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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뇌이야기] 살아있는 뇌 찍는 기술
입력2004-06-30 20:43:15
수정
2004.06.30 20:43:15
뇌활동 영상화로 인지기능 연구 활기
사랑하는 사람과 눈을 맞추고 있을 때, 서두르다 가구 모서리에 발가락을 콱 찍힐 때 우리 뇌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주먹 두개만한 크기에 두부처럼 연하디 연한 뇌는 여전히 인체의 블랙박스다. 과학기술이 이 블랙박스의 작동을 염탐할 장치개발을 놓칠 리 없다. 이전의 뇌 연구는 대부분 죽은 사람의 뇌 해부를 통해 이뤄졌으나 살아 있는 뇌를 찍을 수 있는 장치들이 개발되면서 이제는 실시간으로 뇌의 작동 상황을 알 수 있게 됐다.
뇌기능 영상화 기술로 대표적인 것이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와 양전자방출 단층촬영(PET)ㆍ단일광자 단층촬영(SPECT) 등이다. fMRI는 최근 가장 각광받는 뇌 영상화 기술로 기존의 진단용 MRI가 인체의 해부학적 단면만 찍는 데 비해 아주 짧은 시간 안에 뇌를 단층 촬영해 활동 상황을 영상으로 보여준다.
지난 92년 일본 오가와 박사팀에 의해 fMRI 기법이 개발된 후 많은 연구자들이 이를 활용해 ‘뇌 지도 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뇌의 기능별 영역과 신경망 구성 상태가 속속 밝혀지고 있다.
PET는 75년 우리나라 물리학자 조장희 박사와 미국 워싱턴대학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PET는 방사능 물질을 이용해 뇌 속의 에너지 대사를 관찰하는 것으로 fMRI에 비해 직접적 영상을 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오랫동안 사용되어온 뇌파기기(EEG)도 fMRI와 PET의 약점을 보완하는 뇌파 측정 기술로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SPECT는 PET처럼 뇌기능을 영상화하는 장치. 뇌 구조를 영상화하는 기술인 CT와 한 장비로 결합하는 것이 가능해짐에 따라 앞으로 주요한 검사장비로 떠오를 전망이다.
뇌기능 영상화 기술의 발달은 두뇌의 고차원적 인지기능을 밝히는 연구에 활기를 더해주고 있다. 최근에는 오감 이상의 ‘고등 체감각 인지능력’에 관한 연구도 뇌 영상화 기술을 활용해 주목할 만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
“사람들은 쾌락도 즐거움도 웃음도 장난도, 또한 고통이나 슬픔도 불안도 울음도 뇌 이외에는 어느 곳에서도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히포크라테스는 말했다. 뇌의 신비가 한 꺼풀씩 벗겨짐에 따라 인간 존재의 신비함이 그만큼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뇌에 대한 이해는 인간능력의 무한함에 대한 이해와 통한다. 과학기술이 그것을 돕고 있다.
<제공:한국뇌과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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