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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검색대에 걸린 ‘뜻밖의 흉기’

맥가이버칼은 기본…송곳·가스총·쌍절곤까지<br>상당수 “호신용” 해명


“재판받고 나물 좀 뜯으려고 가져왔습니다.” 서울고등법원 청원경찰 이모씨는 지난 4월 초께 황당한 경험을 했다. 법정에 들어가는 40대 초반의 한 평범한 중년 여성을 검색하던 중 가방 속에서 20㎝ 가량의 예리한 과도를 발견한 것. 깜짝 놀란 이씨가 “도대체 왜 법원에 흉기를 들고 왔냐”고 다그치자 문제의 여성은 “법원 주위에 봄나물들이 많이 올라와 재판 끝나고 캐려고 했다”며 전혀 예상치 못한 답변을 늘어놓았단다. 최근 법원이 법정 내 크고 작은 폭행사건을 사전에 막겠다는 취지로 일반인에 대한 검문검색을 강화하면서 ‘뜻밖의’ 흉기들이 속속 발견돼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고법 청원경찰들에 따르면 맥가이버칼은 기본이고 송곳ㆍ가스총에서 심지어 쌍절곤에 이르기까지 그 형태도 천차만별이다. 청원경찰 양모씨의 경우 형사법정으로 들어가는 30대 초반의 성인남자를 검색하다 15㎝가 넘는 날카로운 송곳을 발견했다. 이 남성이 송곳을 숨긴 곳은 놀랍게도 양말 속. 이 남성은 그러나 당당하게 “세상이 하도 위험해 호신용으로 매일 가지고 다닌다”고 말해 주변 관계자들을 아연실색케 했다. 영화 속 ‘이소룡’이 부활한 사례도 있다. 청원경찰 이씨가 지난달 말 30대 초반의 한 젊은 남성이 들고 있는 가방이 수상해 열어보니 묵직한 쌍절곤 하나가 나온 것. 이 남성은 머쓱한 표정으로 “평소 운동을 좋아하다 보니 법원에까지 가져오게 됐다”고 해명했다. 청원경찰들에 따르면 특히 남성보다는 여성들이 검색대에서 발목을 잡히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미용을 위한 소형 가위에서 과일을 깎기 위한 맥가이버칼 그리고 호신용 기구로 사용한다는 가스총에 이르기까지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위협’이 될 수 있는 도구들이 속속 발견되고 있다. 이에 대해 법원의 한 관계자는 “예사롭지 않은 물건을 가지고 있다 적발된 소지자들 중 상당수가 ‘호신용’이라고 해명하고 있어 한편으로 ‘세상이 정말 험악하긴 한가보다’라는 생각이 든다”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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