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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연구원장에 듣는다] 4%대 성장의 벽 뛰어넘자

최근 대부분의 기관들은 올해 우리 경제가 경기회복 기조를 유지하면서 4%대 중반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의 경기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점에도 대부분 동의하고 있다. 이러한 경기흐름은 지난 4∼5년간 지속되고 있는 세계 경제의 호황 및 그에 따른 견실한 수출증가세에 상당 부분 기인하고 있다. 아울러 외환위기 이후 장기간에 걸쳐 큰 폭의 조정을 지속해온 기업의 설비투자가 최근 10% 내외의 비교적 높은 증가세를 회복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모습이다. 설비투자의 회복은 외환위기 이후 장기간 지속돼온 우리 내부의 기업 구조조정 결과로서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세계 경제의 호황에 의존하고 있는 수출보다 더욱 큰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대졸자들의 취업 사정이 단기간 내에 크게 호전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최근 고용시장에서도 부분적으로 개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물론 우리 경제는 세계적인 유동성 및 인플레이션 위험, 유가의 추가적 상승 가능성, 미국의 주택시장 문제 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최근 거론되고 있는 미국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이 확산되고 이러한 문제가 엔케리 트레이드 자금의 급격한 위축과 맞물릴 경우 예상보다 큰 충격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내부적으로도 자산가격의 급등락 및 가계부채 문제 등이 하반기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거론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경기급락을 초래할 수 있을 정도의 잠재적 위험요인을 비교적 잘 관리해왔던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올 하반기에도 안정적인 경기회복세가 유지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올 경제 모습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과는 대조적으로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예외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통해 선진국과의 격차를 빠르게 축소시켜왔던 우리 경제가 이제는 4~5%의 성장에 만족하는 평범한 경제로 변모해가는 것이 아니냐는 초조함이 나타나고 있다. 성장잠재력의 유지를 위해 경제 전반의 생산성 제고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기술 개발을 촉진하고 창의력을 중시하는 교육 개혁이 이뤄져야 하며 산업 및 노동시장에서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규제를 합리화해야 한다. 그리고 그와 같은 개혁을 위해서는 우리 사회를 보다 폭넓게 개방하고 경쟁을 확산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진전, 자본시장통합법의 통과 등은 이러한 방향으로의 진화를 상징하는 긍정적인 사례들이다.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 간 경제 교류의 물꼬를 트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와는 대조적인 사례들도 많다.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존재하는 반외자(反外資) 정서와 이에 기인한 외국인 직접투자의 감소가 하나의 예라고 볼 수 있다. 산업자원부 집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 우리나라에 유입된 외국인 직접투자는 33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12억달러에 비해 3분의1 수준에 머물고 있다. 고급 두뇌의 해외 유출 또한 작지 않은 문제로 인식될 필요가 있다. 해외 명문대에서 초빙된 상당수의 교수들이 선진국으로 이미 돌아갔거나 돌아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국가경쟁력지수는 우리나라의 이러한 취약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공계 재미 유학생 중 미국에 잔류하는 비중이 90년대 초 20%에서 최근에는 45% 이상으로 급증했으며 두뇌유출지수도 계속 악화돼 전체 조사 대상국 61개국 중 40위에 불과하다. 이와 같은 환경 아래에서 우리나라의 대학경쟁력이 50위로 나타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우리의 성장잠재력을 유지 내지 확충시키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에서의 개혁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개혁에는 항상 이해관계자들의 갈등이 수반된다. 아마도 우리 사회의 미래 모습은 우리가 개혁에 수반되는 갈등을 얼마나 슬기롭게 극복하고 효과적인 개혁을 성취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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