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한·EU FTA 시대] "세계 최대시장을 품안에"

美에 쏠린 국제관계도 다원화<br>"WTO 무력화 부담" EU-中·日FTA는 희박<br>부품·소재 수입선 다변화, 對日적자 해소 기대



한국과 유럽연합(EU) 27개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사실상 타결돼 내년 하반기께 발효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ㆍEU FTA의 의미에 대해 무역협회의 한 고위관계자는 “세계 최대시장에서 우리 기업이 자유롭게 뛰어놀게 되는 것”이라고 평했다. FTA로 해외시장의 벽이 무너져 국내 기업들이 유럽을 국내 시장처럼 활보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사실상 중국과 일본 같은 경쟁국은 넘볼 수 없는 무기다. 경제동맹으로 불리는 FTA를 계기로 미국에 쏠려 있는 국제관계도 다원화하고 지지부진한 한미 FTA 비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한때 FTA 지각생이던 한국이 세계 자유무역의 허브로 비상하게 됐다는 점은 이번 협정 타결이 갖는 빼놓을 수 없는 의미다. ◇세계 최대시장에서 나 홀로 프리웨이=3억명이 넘는 EU는 16조6,000억달러(2007년 말 기준)의 국내총생산(GDP)을 자랑하는 세계 최대시장이다. ‘하나의 유럽’을 지향해 회원국 간 경계는 거의 없지만 평균 관세가 4.2%로 미국(3.7%)보다 높을 만큼 역외 국가에는 각종 무역장벽을 쌓고 있다. EU는 멕시코ㆍ칠레ㆍ남아프리카공화국 정도와 FTA를 맺고 있을 뿐이다. 중동과 남미ㆍ아세안ㆍ인도와 협상이 진행하고 있지만 지지부진하다. 경제 규모가 크면서 실질적인 FTA의 파장이 일어나는 첫 나라가 한국인 셈이다. EU가 막판까지 득실 계산을 거듭하고 적지 않은 우려를 한 데는 이 같은 이유가 한몫했다. EU는 우리나라에 중국에 이은 두번째 교역국으로 지난해 수출 584억달러, 수입 400억달러를 기록했다. 흑자 규모로는 가장 크다. 교역액 기준으로 우리 측은 92%, EU는 93%를 즉시, 혹은 3년 내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으니 1,000억달러 이상의 상품이 무관세로 양측을 오가게 된다. 중국과 일본은 당분간 EU와 FTA를 맺을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다. 외교통상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중국ㆍ일본ㆍ유럽ㆍ미국 등 거대 경제권 간 FTA는 세계무역기구(WTO)를 무력화하는 것이어서 논의 자체가 쉽지 않다”며 “EU와 FTA는 우리 기업만이 갖게 되는 특별한 무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對)일 무역적자의 주범인 부품ㆍ소재 산업의 경쟁구도를 흔들어 일본을 견제할 수도 있다. 지식경제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일본에서 수입이 많은 부품ㆍ소재 중 50여개는 유럽으로 단기간 내 수입선을 바꿀 수 있다고 보고 자동차ㆍ무선통신 부품, 계측기, 복사기, 정밀화학제품, 펌프 등의 우리 관세를 조기 철폐했다”며 “한ㆍEU FTA로 일본 부품소재의 가격을 떨어뜨리고 장기적으로는 수입선을 다변화하며 부품소재 기술력을 증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중심 국제관계 다원화=같은 서양권이지만 미국에 비해 유럽과의 친밀도는 높지 않은 편이다. 정부도 유럽에서 한국의 인지도가 국력이나 경제 규모에 비해 낮다는 점을 인정한다. 교역확대의 엔진인 FTA를 통해 유럽의 인력과 상품 이동이 빈번해지면 양측 간 관계가 깊어질 뿐 아니라 상대 측에 대한 중요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 오태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원은 “칠레 사례를 보면 FTA 발효는 상대국에 대한 인지도를 높였으며 그 활용도가 고도화할수록 국가 간 홍보효과도 커졌다”고 분석했다. 외교부 역시 FTA를 계기로 미국에 비해 소원했던 대(對)유럽관계를 강화할 계획이며 우리 기업과 경제단체, 유럽의 다국적기업 등은 FTA 타결에 맞춰 상대국에서 대대적인 홍보ㆍ마케팅 행사들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EU 간 FTA가 사실상 타결됐다는 소식은 경기침체 속에 보호무역 바람이 거세지는 지구촌에 한국이 자유무역에 앞장서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5년 전만해도 FTA 지각생으로 불렸던 한국이 칠레ㆍ싱가포르를 시작으로 스위스ㆍ노르웨이 등 유럽 4개국, 아세안 10개국에 이어 인구 대국 인도와 세계 최대시장 EU를 자유무역 파트너로 새로 맞아들이는 데 따른 것이다. 협상이 끝난 미국이 비준에 전향적으로 나서면 한국은 자유무역에 있어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국가가 된다. 외교부는 내년까지 호주와 중동 6개국(GCCㆍ걸프협력기구)과의 FTA 협상도 마무리할 계획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