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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투자의 시대

요즘 주식투자자들 사이에서 ‘맥주는 적당한 거품이 있어야 제맛’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이 말에는 주식시장이 과열이라고 하지만 아직은 괜찮다는 투자자들의 인식이 깔려있다. 거의 모든 증시 전문가들이 예외없이 “돈이 갈 데가 없다”며 파티를 즐기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직장인이나 가정주부는 물론 판단력이 떨어지는 고령의 노인에서 초등학생에 이르기까지 주식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제 ‘주식공화국’이 된 대한민국에서 주식투자를 안하는 사람은 세상물정 모르는 ‘불출’로 평가받기 십상이다. 주식시장 전망이 좋다보니 증권사나 은행에서 돈을 빌려 투자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에 대해 질책하는 목소리도 높다. 하지만 이를 탓할 수만은 없다. 돈은 더 높은 이윤을 좇아 움직이기 때문이다. 마치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이치와 같다. 여윳돈으로 투자를 해야한다는 것은 ‘공자님 말씀’이다. 이미 우리 국민들의 자산운용 방식이 ‘저축에서 투자’ 로 바뀌고 있다. 따라서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자신이 있으면 돈을 빌려 투자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부채없는 기업보다 적당한 부채로 활발하게 투자를 하는 기업이 더 바람직한 것과 마찬가지다. 문제는 ‘쏠림’이다. 모든 것이 지나치면 부작용이 생기게 마련이다. 주식시장은 쉽게 돈을 벌 수도 있지만 순식간에 손실을 볼 수도 있는 곳이다. 과도한 빚을 내 투자를 하는 것은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것과 다름없다. 요즘같이 단기조정에 대한 불안감이 시장을 억누르고 있는 때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사상최고가 수준의 고유가와 갈수록 강도가 높아지는 중국의 긴축정책 등 불안요인이 많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여파도 예사롭지 않다. 서브프라임보다 한단계 높은 알트에이로 부실이 확산될 경우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가늠하기 어렵다. 미국 파생 금융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최근 풋옵션 매입을 크게 늘리고 있는 것도 이같은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풋옵션 매입은 미래의 일정시점에서 팔권리를 사는 것으로 풋옵션 매수자는 주가가 떨어질수록 이익이 난다. 즉 5억원짜리 풋옵션을 매입했을 경우 가격이 3억원으로 떨어지면 2억원을 벌 수 있다. 따라서 폿옵션 매입이 증가한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증시 하락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면된다. 그동안 모건스탠리 등 투자은행들의 주가하락 전망을 애써 외면하던 투자자들이 그들의 말에 귀를 열기 시작한 것이다. 옵션시장은 현물시장의 미래라는 측면에서 또 미국시장과 우리 증시가 따로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간과해선 안된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외국인들의 이탈이 예사롭지 않다. 지난 13일 이후 11일(6거래일)동안 무려 2조억원 넘게 팔았다. 이같은 규모의 연속매매는 흔하지 않다. 또 이들의 매도세는 당분간 멈추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펀드 운용사들은 현금비중을 높이고 있다. 통상 주식형펀드의 경우 유동성 자산비율을 3%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최근 국내 설정액 상위 주식형펀드 54개의 현금보유비율은 5%, 일부 대형펀드는 10%가 넘는다. 이런 국내외의 움직임은 모두 조정에 대비한 포석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짧은 조정 후 긴 상승’이란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지만 ‘주가는 신(神)도 모른다’는 증시 격언이 있다. 계란을 다루듯 조심스럽게 ‘투자의 시대’를 즐기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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