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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달러 강세 한풀 꺽이나
입력2001-08-10 00:00:00
수정
2001.08.10 00:00:00
경기침체ㆍ해외자본 축소로 약세전환 가속日등 亞국가 수출경쟁력 악화 큰 타격우려
미국 달러화 강세가 꺾이면서 빠른 속도로 약화 국면으로 돌아서고 있다. 이는 미국 경제의 취약성이 장기화하고, 미국에 해외자본 유입이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 약세 전환은 미국 제조업의 수출 경쟁력을 높여 준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에겐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켜 가뜩이나 세계경제 둔화로 감소하고 있는 수출을 더욱 어렵게 할 것으로 우려된다.
9일 정오 무렵 뉴욕 금융시장에선 달러는 일본 엔화에 대해 순식간에 1달러당 1.5엔이나 급락, 한때 121.38엔까지 떨어졌다. 이날 달러는 유로화에 대해서도 1.4% 떨어져 1유로당 89.30 달러까지 하락함으로써 5주일동안 7% 하락세를 지속했다.
외환 전문가들은 이날 달러 하락의 이유로 ▦미국 경제 취약성의 장기화 ▦미국내 달러 강세에 대한 반대여론 고조 ▦미 재무부의 달러 강세 포기설 등을 들었다.
전날 발표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베이지북은 미국 경제 침체가 지속되고 있음을 지적하고,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은 미국 경제 회복이 연말까지 어렵고 내년초에 가야 할 것 같다고 말한 것이 외환 시장을 움직였다.
게다가 미국 재계를 대표해 제너럴 모터스(GM)의 존 데바인 부회장이 달러 강세가 미국 자동차업계의 경쟁력을 저해한다며 기존의 강한 달러 정책을 취소하도록 연방정부에 로비활동을 하고 있음을 밝혔다.
미국 최대기업이 나서서 정부의 정책 변경을 요구하는 만큼 미국 재무부도 더 이상 기존 정책을 밀어부치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 시장에 영향을 주었다.
미국 제조업 협회(NAM)도 "지난 4년동안 달러화가 주요 통화에 대해 30% 상승했고, 이는 미국 제품이 30% 세금을 외국에 지불하는 것과 같다"며 달러 약세 전환을 주장했다.
이날 정오무렵 아주 짧은 시간에 달러가 엔화에 대해 급락한 것은 미국계 헤지펀드와 일본계 상사들이 달러를 대량으로 매각하고 엔화를 샀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저리의 엔화자금을 빌려 높은 금리의 미국 채권에 투자하는 캐리 트레이더(Carry Trader)들이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자 한꺼번에 달러를 대량 매각하고, 일본 상사들이 국내 주가 하락에 대한 손실을 메우기 위해 달러 자산을 매각, 엔화로 전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달러 약세의 보다 중요한 요인은 해외자본 유입이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은 막대한 경상수지 적자를 메우기 위해 매달 해외자본 순유입액이 300억 달러가 되어야 하는데, 최근 외국 기업과의 인수 및 합병(M&A)이 감소하고, 뉴욕 증시가 가라앉게 됨에 따라 해외자본 유입이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달러에 고정되어 있는 아르헨티나 통화가 국내 경제불안으로 무너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달러 강세가 한풀 꺾이며 약세 기조로 방향을 돌리는 계기가 됐다.
아직까지 미국 경제가 불황에 빠지지는 않았지만, 경기 둔화가 지속될 경우 뉴욕금융시장에 유입되었던 해외자본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달러는 거품처럼 붕괴될 우려가 있다고 외환 전문가들은 주장하고 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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