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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석유물류허브 육성하자"

석유안보 강화·금융물류허브 기폭제역


미국 걸프만 연안, 유럽 ARA(암스테르담ㆍ로테르담ㆍ앤트워프) 지역, 싱가포르에 이어 한국을 세계 4대 석유물류(거래) 허브(Oil Hub)로 육성하는 정책이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 한국에 오일허브가 구축될 경우 석유안보 향상은 물론 물류허브ㆍ금융허브 구축에도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석유산업 고도화로 국내 정유업체들이 로열더치셸 등처럼 글로벌 오일 슈퍼 메이저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등 경제파급 효과도 수십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중국이 닝보(寧波) 부근 섬에 600만배럴 규모의 석유저장기지를 건설, 자칫 타이밍을 놓칠 경우 중국에 석유거래시장을 송두리째 내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7일 산업자원부와 석유ㆍ물류업계는 신성장동력 창출에 중요한 석유물류 허브 구축을 위한 조건이 성숙돼 범정부 차원에서 오일허브 구축 전략을 세우고 신속히 인프라를 건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교적 근거리인 시베리아에서 수십억배럴의 석유가 발견된 점 외에도 석유 수요가 폭증하는 동북아의 한가운데에 위치한다는 점, 세계 5위의 정제능력, 수심 깊은 허브항만 등 오일허브 구축에 성공하기 위한 조건은 이미 성숙됐다는 평가다. 석유물류 허브란 석유저장기지를 갖추고 석유(원유와 석유제품)의 현물과 선물ㆍ장외거래 등 국제적인 석유거래가 활발한 시장이 형성된 곳이다. 정영호 싱가포르국립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제대로 구축할 경우 동남아ㆍ인도 수요까지 커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석유공사가 지난 2005년 말 실시한 ‘동북아 석유물류 활성화를 위한 한국의 역할 연구’ 용역 결과 동북아 지역 석유수급을 커버하는 데 필요한 상업용 저장시설 규모(오일허브의 기준)는 무려 2,800만배럴에 달했다. 이는 2004년 말 현재 싱가포르가 보유한 상업용 저장시설 2,230만배럴보다 더 많은 규모로 싱가포르의 국제석유거래시장 수준을 능가한다. 석유공사는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9월부터 12월 말까지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인 부즈앨런해밀턴(Booz Allen Hamilton)에 ‘동북아 석유물류 허브를 위한 저장물류사업 타당성 조사’ 용역을 의뢰했다. 용역 결과 충남 대산, 전남 여수, 울산, 경남 거제 등 4곳을 비교할 경우 수익성ㆍ성장성ㆍ확장성 면에서는 울산이, 신속히 착공할 수 있는 곳으로는 여수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1단계 착수 최소저장시설은 480만배럴로는 탱크 70기, 부두 3개, 부지 8만평, 인프라 건설비 4,600억원이, 중장기적으로 2,800만배럴의 시장으로 확대될 경우 탱크 167기, 전용부두 10~20개, 부지 22만평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공사의 한 관계자는 “글랜코 올탱킹 등 글로벌 석유거래 업체나 탱크저장 사업자들이 부지만 있으면 돈을 대겠다는 의사를 표명해왔다”며 “싱가포르가 오일허브를 만들기 위해 수십억달러를 쏟아부었지만 우리는 생각보다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할 수 있는 만큼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오일허브가 구축되면 대규모 석유물량이 국내에 상존, 국가 석유비축 역량이 현재 60일치에서 100일치로 늘어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또 석유거래ㆍ저장업체들이 생겨나면서 고용이 확대되고 석유 거래 규모만큼 은행ㆍ보험ㆍ선물 등 국내 금융시장의 팽창이 예상된다. 물론 석유수송 증가에 따라 부두가 확충되면서 해운항만 업계도 비약적인 발전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도 정유산업이 고도화하면서 국내 정유업체들이 ‘석유 부문의 삼성전자’로 성장하는 계기를 맞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동북아에 석유를 공급할 수 있다는 효율성과 안정적으로 석유를 조달할 수 있다는 전략적인 장점을 주변국들에 알려 잘 설득하는 게 관건이라고 조언했다. 러시아 극동의 석유와 가스를 끌어오기 위해 송유관을 묻는 방안에 대해서도 북한을 포함해 관계당국의 적극적인 협조를 끌어내야 한다는 견해 또한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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