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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컴 위기설, 재도약 기회로"

"닷컴 위기설, 재도약 기회로"[벤처 이대로 둘수없다] 2. 이금룡 회장 긴급제언 인터넷 벤처 열풍은 우리경제가 IMF체제를 벗어나는데 일등공신이었다. 또 디지털 경제로 일컫는 신경제 트랜드에서 그 역할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지난 4월부터 「닷컴기업 거품론」이 제기되면서 자금 유동성에 제동이 걸리고 신진대사에 적신호가 켜졌다. 「테헤란밸리 살생부」 등 괴담이 나돌 정도로 그 심각성은 핫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필자는 기본적으로 거품론에 반기를 들 생각은 없다. 「죽음의 계곡」으로 일컫는 현 상황을 조정기·진화기로 보는데 일단 동의하며, 닷컴기업이 제대로 뿌리내리기 위해 언젠가는 겪어야 할 통과의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될 게 있다. 상황이 어렵다고 해서 인터넷이라는 메가 트랜드와 잠재성조차 외면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벤처기업의 자금난에서 비롯된 닷컴 위기론이 현실화된다면 자칫 지금까지 어렵게 쌓아놓은 인터넷산업의 기반마저 송두리째 날려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그동안 대거 몰려갔던 많은 인재들을 하루 아침에 거리로 내몰 수도 있다. 그나마 발빠르게 성장해온 우리나라 인터넷산업은 성장 역사에 비해 세계에 내놓을 만한 몇 않되는 우리의 경쟁력이 되었다. 디지털 경제를 주도할 인터넷 강국으로 가는 8부 능선에서 일본·중국 등 인터넷 후발 국가들에 추월당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닷컴 위기론의 실체와 극복방안은 무엇인가. 닷컴기업의 생리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굴절된 투자문화가 가장 큰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일반 투자자들은 물론 특히 정부정책당국에서 먼저 닷컴기업의 생리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 인터넷기업은 전통기업들과 생리가 다르다. 전통기업은 초기 투자자금이 많이 드는 반면 수요·자금·매출 및 영업이익 시기나 규모 등의 예측이 가능하다. 그러나 인터넷기업들은 초기 투자자금이 덜 드는 대신 시간과 비용의 예측에 있어서 불명확한 특성을 기본적으로 안고 있다. 최소한 사업개시 이후 2~3년의 숙성기간을 무시한 채 크리티컬 메스(수확체증 진입점) 이전에 자금줄을 끊는 것은 치명적이다. 지난 95년 아메리카 온라인(AOL)은 무려 15억달러의 적자를 냈지만 오히려 적극 지원하는 분위기였다. AOL은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경영을 통해 마침내 강력한 닷컴기업으로 성장했다. 미국의 닷컴기업들은 지난 5년간 수익성에 대한 압력을 유예받았지만 국내 기업들은 1년도 안돼 이를 요구받고 있다. 이같은 인식이 현실로 나타나 코스닥 진입의 장벽이 높아져버렸다. 당장 이익이 날 수 있는 업체만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지금의 코스닥시장은 신용카드사나 대기업 계열 장비업체들만의 잔치가 돼버렸다. 자연히 제3시장·에인절 등 장외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은 한국적 상황에서 벤처캐피털의 투자심리도 함께 얼어붙었다. 정작 투자를 받아야 할 우수 기업들도 외면당하고 닷컴기업에는 일단 투자하지 않는다는 얘기까지 거침없이 나오고 있다. 시작도 못해보고 사라질 판이다 이것은 옥석을 가리는 일도 아니며 공멸을 자초할 뿐이다. 옥석을 가리는 작업이라면 코스닥시장 진입 자체를 막아서는 안된다. 적자가 나면 투자자들이 외면하고 주가가 떨어지면 자연히 도태되도록 해야 한다. 옥과 석은 진입장벽이라는 인위적인 것보다는 냉엄한 시장논리로 가려져야 한다. 최소한 기회는 줘야 한다는 얘기다. 지금은 거품도 제거하고 옥석을 가려 신경제를 이끌어갈 닷컴기업의 재도약을 위해 새 날개를 달아주는 일, 두마리 토끼를 잡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현재의 어려운 상황은 오히려 닷컴기업을 제대로 육성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긍정적 사고가 중요하다. 그동안 「묻지마 투자」에 편승해 머니게임식 경영에 길들여진 일부 벤처기업들은 투명한 경영과 수익모델의 조기 발굴에 주력함은 물론, 초창기 일부 「귀족벤처」로 인식된 굴절된 벤처문화를 일신해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나아가 정부와 투자기관들은 국가경쟁력을 위해 닷컴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인터넷 강국의 기치에 걸맞는 새로운 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이다.입력시간 2000/07/31 17:44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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