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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기관 CEO '수난 시대' 몇년 더간다

오닐·프린스 등 줄퇴진…다음은 또 누가?


씨티그룹의 찰스 프린스 회장, 메릴린치의 스탠리 오닐 회장, UBS의 피터 워플리 CEO, 베어스턴스의 워런 스펙터 공동사장….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본 글로벌 금융기관들의 수장들이 줄줄이 올해 사퇴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앞으로 더 많은 금융기관 최고경영자(CEO)가 앞으로 피를 볼 것으로 예상한다. 그 이유는 미국 부동산 경기가 더 추락하고, 금융 부실이 확대될 것이 분명하고, 이에 따라 금융기관의 경영실적 부진이 급증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신용 위기 후폭풍이 몇 년 더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FT는 12일자 칼럼에서 미국 경제가 경기 침체 속에 인플레이션이 나타나는 스테그플레이션 위기에 직면해 있다면서 신용 위기가 몇 주 혹은 몇 개월 안에 끝날 것이라는 낙관론자들의 견해와는 달리 몇년 더 지속될 수 있다는 견해를 실었다. 유로인텔리전스닷컴의 애널리스트인 울프강 뮌카우는 "세계 경제는 ▦위기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미국 경제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확대 ▦달러화 가치 폭락 ▦신용시장 위기 등 어렵고도 상호 연관성이 깊은 4가지 요인들을 동시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신용 위기가 이렇듯 고약하게 진행되는 이유는 신용시장과 실물경제 사이의 깊은 상관관계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인한 피해 규모에 있어서도 미국이 유럽이나 아시아 지역보다 훨씬 더 심각한데 이 같은 불균형 구조는 달러화 환율에 의해 조정될 수는 있다. 즉 달러화 가치 하락으로 미국의 수출이 늘면서 신용 위기로 인한 피해를 상쇄시킨다는 이른바 달러화 조정 메커니즘이다. 미국 경기 하강은 달러화 가치 하락에 의해 지탱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증폭되면서 이 같은 달러화 조정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다. 따라서 원유가와 식품가격의 고공 행진이 진정되지 않는다면 내년에는 미국 경제가 스테그플레이션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시민사회의 신용카드에 대한 의존도가 높으며 주택담보대출이 일반화된 만큼 신용시장과 실물경제는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때문에 이번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메릴린치나 씨티그룹 등 주요 투자은행들이 대규모 부실을 입었으며, 앞으로 금융 부실이 더 커질 경우 금융기관이 실적 부진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글로벌 금융기관 최고경영자(CEO)의 수난시대는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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