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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전자도… 조선·철강도… 제조업 '위기의 골' 깊어진다

中·日사이 샌드위치 신세

현대차·삼성전자도 고전

대우조선 자율협약 유력

정부 차원 특단지원 필요


삼성전자와 함께 우리 경제를 이끄는 쌍두마차인 현대자동차가 오는 23일 공개할 2·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4% 이상 감소한 1조7,000억원대로 추정된다. 25%가량 급락했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앞서 실적을 내놓은 삼성전자는 시장의 기대를 밑도는 6조9,000억원 수준에 그쳤다. 3·4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 못하다.

계속되는 수주부진에 허덕이는 대우조선해양은 2·4분기에만도 2조~3조원의 적자(본지 7월14일자 12면 단독보도)로 실적 쇼크가 예상되면서 자율협약 등의 구조조정이 유력해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같은 정유업체도 이란 핵협상 타결에 따른 원유가 하락으로 향후 실적이 어둡다.

주력업종들의 실적이 일제히 장기부진에 빠지면서 일부 업종 중견기업의 경우 유동성에 빨간불이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업 위기의 골이 너무나 깊어지고 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15일 "중국이 너무 빨리 따라오고 있고 일본이나 미국은 최첨단 분야를 더 발전시켜 우리와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며 "우리가 핸드폰 강국이 된 것은 정부가 나서 기반시설 투자를 했기 때문이고 현재 중국이나 일본은 그런 식으로 하는데 지금 정부는 손을 놓고 있다"고 진단했다.

당장 중국이 2·4분기 성장률을 가까스로 7%로 맞췄지만 최근의 증시폭락 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경기전망은 불투명하다. 중국 경기가 가라앉기 시작하면 중국을 최대시장으로 가진 국내 제조업체에는 직격탄이 되고 있다.



중국 업체의 가세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점유율은 24~25%로 추락했고 엔저 공세에 삼성과 LG전자의 TV 등 가전 부문은 이익이 급락했다. 현대차도 엔저를 등에 업은 도요타 등의 공격에 중국 시장 점유율이 9.5%에서 7%대로 떨어졌다.

철강도 글로벌 경기침체로 중국 업체들의 밀어내기식 판매가 겹치면서 이익이 급감하고 있다. 정유와 석유화학 업계는 중국의 자급률 확대로 고전하고 있다. 정유는 지난해 수출 채산성이 14%나 하락했다.

'중국판 삼성'을 꿈꾸면서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인수에 나선 칭화유니그룹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국내 제조업은 중국과 엔저로 번 돈을 연구개발(R&D)에 퍼붓고 있는 일본 기업에 낀 샌드위치 신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삼성은 엘리엇매니지먼트와의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다. 제조업의 과도한 임금 문제도 풀리지 않고 온실가스배출 규제는 기업에 부담을 더 지우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고위관계자는 "개별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풀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 차원의 특단의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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