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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은 18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위협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공동 대응과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지난달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방미 후 미일 신밀월시대가 열리면서 한미동맹 위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케리 장관은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가진 직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미 간에는 대북정책과 관련해 빛 샐 틈이 없을 정도로 전혀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에게 가장 큰 안보 우려 사항은 북한"이라면서 "대북 공조에 있어 1인치·1센티미터의 미세한 틈도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케리 장관은 "북한은 러시아나 중국·한국의 합리적인 대화 제의를 거부했다"면서 "우리는 압력과 제재 조치 등을 통해 북한이 위험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설득할 것"이라고 말해 북한 압박을 강화할 것을 시사했다. 또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에 대해 "북한의 미사일 시스템이라든지 지속적인 핵무기 추구는 상당히 위험한 발상"이라면서 "매우 도발적이고 유엔이나 국제기준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최근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숙청 등에 대해 케리 장관은 "세계에서 인권이나 인간의 존엄성이 가장 없다는 걸 보여준다"면서 "그래서 유엔이 이 인권 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 사안으로 보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동맹에 대해서도 양국 외교장관들은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 "최상의 상태에 있다"고 거듭 밝혔다. 케리 장관은 "한미동맹은 어느 때보다 강력한 동맹"이라면서 "다양한 이슈에서 협력하는 강력한 동맹"이라고 말했다. 윤 장관도 "한미동맹은 최상의 상태이지만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6월에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이 한미동맹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나가고 한반도 및 아시아의 미래를 함께 설계해나가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점에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관심이 모아졌던 한일관계와 일본의 과거사 인식에 대한 언급에서는 원론적 입장을 밝히는 데 그쳤다. 케리 장관은 "한일 양국이 민감한 역사 문제에 대해 자제심을 갖고 대처하고 계속 대화하며 서로 수용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아베 총리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인신매매'라고 표현한 것이 적절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성적 목적으로 여성을 인신매매한 이런 문제는 매우 중요한 것이고 아주 무자비한 인권 침해, 잔혹하고 끔찍한 침해라고 이야기해왔다"고 답했다.
또 일본의 과거 고노담화와 무라야마담화를 언급하며 "일본 지도자가 '아베 정부의 입장은 고노담화, 무라야마담화를 존중한다는 것'이라고 한 것을 미국은 인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 사죄는 상당히 중요한 한일 관계의 장을 열었다"며 "미국은 계속 일본에 과거에서 일어나 인접국과 좀 더 나은 관계를 구축하라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케리 장관은 한일 간 과거사 문제 해결이 역내 협력에 긴요하다는 미국의 원칙적 입장도 되풀이했다.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으로 한반도 유사시 일본의 자동 개입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일본과의 방위협력지침은 한국과의 오랜 대화 후 개정된 것"이라면서 "대한민국 입장에서 승인하지 않는 행동을 하는 국제법 위반 행위가 절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한국의 주권을 존중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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