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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범 유영철 간질발작은 '연극'

연쇄살인범 유영철씨가 지난달 경찰에 긴급체포됐을 때 일으킨 간질 발작은 경찰을 속이기 위한 유씨의 `연극'이었다는 사실이 16일 밝혀졌다. 유씨의 공소장에 의하면 유씨는 지난달 13일 체포돼 서울지방경찰청 기동수사대에서 살인 혐의 등에 대해 심문을 받자 간질증세가 있는 것처럼 연극을 펼쳐 경찰관이 수갑을 풀게 만든 후 그달 15일 자정께 기수대 2층 복도에서 경찰관을 따라 다른사무실로 이동하던 중 몰래 1층 계단으로 내려와 정문을 통해 도주했다. 결국 경찰은 희대의 연쇄살인범을 시민의 도움으로 검거하고도 범인이 연출한간질발작이라는 초보적인 연극에 속아 넘어간 셈이 됐다. 또 유씨가 교회옆 부유층 주택을 범행 대상으로 삼게된 범행 동기가 보다 자세하게 드러나 눈길을 끌었다. 유씨는 편모 슬하에서 성장하며 예체능계에 소질을 보여 중학교 시절 육상 단거리 달리기, 투포환, 기계체조 선수로 활동했고 화가가 되려는 꿈이 있었지만 색약등의 이유로 예고 입학이 좌절돼 공고에 입학, 88년 절도사건으로 구속면서 범죄의길에 접어들었다. 원래 기독교 신자였던 유씨는 친구 소개로 만난 여성과 결혼을 전제로 사귀었지만 91년 다시 특수절도죄로 구속돼 실형을 선고받자 법정에서 손에 쥐고 있던 나무십자가를 부수는 등 그동안 믿어왔던 기독교 신앙에 회의를 품고 노골적으로 신의존재를 부정하게 됐다고 검찰은 전했다. 또다시 범죄와 징역살이가 반복되는 과정에서 유씨는 부유층에 대한 반감이 맹목적인 적대감으로 심화돼 결국 교회 부근에 사는 부유층들을 골라 살해해 교회 부근에 살아도 신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것을 널리 알리고 부유층들에 대해 공포감을 조성하기 위해 범행을 결심하게 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유씨는 여성들을 살해할 때 주로 여성들이 한눈을 파는 사이 해머를 이용한 기습 공격을 통해 살해했지만 헤어진 옛 애인과 이름이 같은 여성을 살해할 당시에는 피해여성을 화장실 변기에 앉혀놓고 더 잔혹한 방법으로 살해한 사실도 드러났다.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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