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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영 숨은 일꾼, 법무팀] <3> 삼성

“우린 휘슬 블로어” 예방법무 주력<br>이종왕 사장·서우정 부사장등 쟁쟁한 실력겸비<br>경영진 판단·경영활동등 법적리스크 사전 경고<br>법무팀 수장 사장급 격상… 전사원에 준법 교육


[기업경영 숨은 일꾼, 법무팀] 삼성 “우린 휘슬 블로어” 예방법무 주력이종왕 사장·서우정 부사장등 쟁쟁한 실력겸비경영진 판단·경영활동등 법적리스크 사전 경고법무팀 수장 사장급 격상… 전사원에 준법 교육 김홍길 기자 what@sed.co.kr 지난 2002년 6월. 미국의 델과 HP 등 PC 제조업체들이 삼성전자 등 반도체 회사들의 가격담합 의혹을 제기, 미 법무부가 담합혐의 조사에 착수하는 일이 벌어졌다. 결국 이 사건으로 삼성전자는 대외 이미지는 물론, 막대한 금전적인 피해를 보게 됐다. 뿐만 아니라 당시 삼성전자 현지 법인장 등 핵심 인물들도 실형선고를 받는 등 혹독한 대가를 치뤘다. ◇ "우리는 휘슬 블로어" D램 담합사건을 경험한 삼성 법무실은 ‘예방법무’에 주력하는 쪽으로 전략을 완전히 바꿨다. 전화위복처럼 D램사건이 삼성에 예방개념이 정착되는 계기를 만든 셈이다. 삼성 법무실 서우정 부사장은 “1억원 들여 막을 일을 나중에 10억, 20억원 들여 막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며 예방법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 부사장은 “경영진들이 경영판단이나 활동을 함에 있어 법적 리스크가 전혀 없도록 사전에 철저히 예방하는 게 법무실의 최대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삼성 법무실은 내부적으로 ‘휘슬 블로어(whistle blower)’로 통한다. 호루라기를 부는 사람이라는 뜻의 ‘휘슬 블로어’는 위험을 사전에 경고해 주느 내부감시자라는 좋은 의미에서 붙여진 것이다. 하지만 일선 사업부 등에 지속적으로 ‘싫은 소리’를 해야 하는 ‘시어머니’ 역할은 어쩔 수 없는 운명이다. 서 부사장은 “업무상 긴장관계에 놓여 있는 일선 사업부가 최근 들어 법무실을 경영의 중요한 파트너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늘고 있다”며 반겼다. ◇ "100% 모두 예방업무" 삼성 법무실은 이종왕 사장(실장)을 정점으로 서우정 부사장, 김수목 전무, 엄대현ㆍ여남구ㆍ이기옥 상무 등이 주축이 돼 민첩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 사장은 노무현 대통령과 사시 17회 동기이며, ‘8인회’ 멤버로 친분이 있다. 이 사장은 특히 노 대통령의 탄핵변호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서 부사장은 특수부 부장 출신이고, 엄 상무는 증권ㆍ경제지식에 해박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김 전무와 이 상무도 특수통으로, 각각 이용호 게이트와 군 로비사건인 ‘린다 김’ 사건을 다뤘던 쟁쟁한 실력을 겸비하고 있다. 여 상무는 고등법원 판사 출신으로 포털업체들의 이메일 유료화 추진에 대해 회사의 손을 들어줘 유명해 졌다. 이밖에도 삼성전자에는 김광호 전무, 김영호 상무가, 삼성생명에서는 임관당시 수재판사로 불렸던 신흥철 전무가 맹활약하고 있다. 이 같은 화려한 전관출신 영입과 관련 회사 관련 재판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외부의 오해도 많다. 그러나 삼성은 그룹이건 계열사건 사내 변호사들에게 송무를 직접 맡기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외국의 유수의 기업들도 사내변호사 역할의 10%는 소송업무가 차지하고 있지만 삼성의 사내 변호사들은 직접 송무를 담당하는 경우는 전혀 없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특히 법원이나 검찰 등 현직출신의 전관은 15명 내외로 전체 171명중 10% 수준이다. ◇ 이건희 회장 '준법경영' 의지 확고 삼성은 신규 영입된 변호사들을 곧바로 계열사로 배치하지 않는다. 10년 이상의 법조경력을 가진 변호사들로 구성된 그룹 법무실에서 6개월간 도제식으로 전문화 교육을 거치게 하기 위해서다. 경력 변호사 역시 지적재산권, 금융, 조세, 주주총회, 증권집단소송, 노사관계, 건설분쟁, 송무관리 등 전문화 교육을 통해 완벽한 ‘휘슬 블로어’로 거듭난다. 서 부사장은 “사내변호사로서 능력발휘에 따라 회사에서 계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게 열려 있다”고 말했다. 삼성의 이 같은 지원은 이건희 회장의 의지 때문이다. 이 회장은 “투명ㆍ준법경영 없이는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을 강조해 왔다. 이 때문에 삼성은 국내 기업 최초로 법무실 수장을 사장급으로 격상시켰고, 전 사원을 대상으로 한 준법의식 교육을 진행중이다. 신입 사원, 과장 차장 부장 승진자, 임원급 등으로 연간 1만명을 교육하고 매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직원 1,409명에 변호사 1명꼴… MS·GE는 100~200명당 1명 삼성 법무실 소속 변호사는 4월말 현재 171명이다. 변호사 1인당 직원수는 1,409명으로 외국 경쟁업체와 비교할 때 10배 정도 많은 수준이다. 반면 MSㆍGE 등 주요 글로벌 기업들은 변호사 1인당 직원수가 100~200여명에 불과해 임직원에 대한 양질의 법률서비스가 보장되고 있다. 9일 미국 법률정보 회사인 ALM의 'Directory of In-House Law Departments 2006'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4년 말 기준으로 종업원 5만7,000명, 매출 368억 달러를 기록한 MS의 변호사 수는 300명이다. 변호사 1명 당 직원수는 190명 꼴이다. GE는 변호사 1인당 직원수가 269명, 모토로라는 504명 등으로 세계적인 기업일수록 변호사 1인당 직원수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삼성은 전체 직원이 24만1,000여명에 변호사 수는 171명이다. 삼성은 변호사 1인당 직원수가 1,409명으로, MS의 10배 수준이다. 이는 회사나 임직원에 대한 법률 리스크 예방서비스에 있어 공백이 그만큼 많아 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우정 삼성 법무실 부사장은 "대규모 변호사 충원은 계획하고 있지 않지만, 우수 인재에 대해서는 항상 문호가 개방돼 있다"고 강조했다. 입력시간 : 2007/04/09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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