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4G)이동통신 롱텀에볼루션(LTE)서비스 경쟁에 돌입한 이동통신사들이 요금제를 개편해 소비자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특히 가입자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무료 데이터 제공량을 확대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는 서비스 초기인데다 요금 부담 때문에 가입을 망설이는 고객들을 끌어 모으겠다는 전략이다.
LG유플러스는 LTE 요금제의 기본 데이터 제공량을 최대 2배 늘리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 예를 들어 LG유플러스 가입자의 90%가 선택하는 LTE62요금제의 경우 기본으로 제공되는 음성통화량(350분)ㆍ문자 건수(350건)는 이전과 같지만, 기본 데이터 이용량이 4기가바이트(GB)에서 6GB로 증가했다. 이미 경쟁사들보다 1GB 많았지만 아예 2GB를 더 얹어주는 것. 덕분에 LG유플러스 LTE 요금제에 가입하면 경쟁업체보다 최대 2배까지 데이터를 쓸 수 있게 됐다. 이에 대해 'LTE 1등'을 노리는 LG유플러스의 '승부수' 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쟁사들도 데이터를 더 얹어주는 프로모션을 실시하고 있지만 LG유플러스처럼 아예 요금제를 개편한 사례는 아직 없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LTE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부담 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데이터 제공량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LTE는 3세대(3G) 이동통신보다 속도가 5배 빨라 영화ㆍ드라마 등 동영상 콘텐츠 감상에 제격이다. 하지만 2, 3GB로는 영화 두 편도 다운로드 받기 힘들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았다.
SK텔레콤은 LG유플러스의 이같은 승부수에 대해 '가입자 패턴에 맞춘 특화요금제'를 무기로 준비해 뒀다. SK텔레콤 관계자는 "62요금제 가입자들의 평균 데이터 이용량은 1.6GB로 기본 데이터 제공량보다 적다"며 "데이터 제공량이 모자라지 않다고 판단해 무조건 기본 제공량을 늘리기보단 특화요금제로 승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LG유플러스보다 하루 앞서 청소년ㆍ노인 요금제와 멀티미디어 콘텐츠 이용에 특화된 요금제 출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과 KT도 결국 LG유플러스처럼 기본 데이터 제공량을 늘릴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국내 LTE 가입자 수가 200만명에 육박하는 등 가입자 유치 경쟁이 가열되고 있어 유인책을 마련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데이터 사용량 확대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긍정적이다. 직장인 최현미(29)씨는 "요금제가 비싼 데다 무제한도 아니어서 LTE 스마트폰을 쓸 생각이 없었는데 무료 사용량을 늘려주면 사용을 고려해 볼 수 있다"며 "앞으로 업체들의 경쟁이 좀더 치열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LG유플러스의 요금제 개편은 이동통신업계로서는 경쟁 과열이라는 부정적인 면도 있지만 소비자들에겐 이득인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동통신3사는 LTE 초기시장 선점을 위해 지난해부터 LTE 광고, 마케팅, 단말기수급 등 전 부문에 걸쳐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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