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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펌, 지재권 전문인력 영입 '소리없는 전쟁'

"글로벌 특허소송 경쟁력 높이자"<br>변리사 등 대거 늘리고 전담팀 세분화<br>특허법인과 제휴로 자문능력도 키워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늘어나면서 글로벌 무대에서 특허소송이 급증추세를 보이자 대형 법무법인들이 지적재산권 전문 인력을 영입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011년 4월 미국 애플사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갤럭시탭이 자사의 아이폰아이패드를 모방했다며 미국 법원에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양사는 국내를 포함해 전세계 9개국에서 50여건의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소송은 세계 최다 특허권 보유 기업들간의 세기의 대결이라는 평가 속에 국경을 넘나들며 진행되면서 국내외 법무법인(로펌)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기술특허에 초점을 맞춰 진행됐던 과거 소송과 달리 이번 소송에서는 특허 침해 대상에 사용자 환경과 디자인까지 포함되면서 지적 재산권 소송이 점차 다변화 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 준다.

지적재산권이 지식기반 사회에서 기업 경쟁력의 알파이자 오메가가 돼가고 있는 상황은 기업들의 법률 대리인인 로펌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법률시장 개방으로 외국계 로펌의 국내 진출이 허용된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활동 반경이 넓어지면서 기업들의 지적재산권 관련 소송을 대리하는 국내 로펌들의 소리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앤장을 비롯한 국내 대형 로펌들은 적게는 수십 명에서 많게는 수백 명의 지적재산권 전문인력으로 팀을 꾸리고 추가 인재 영입 등을 통해 전문성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미 변호사 60명과 변리사150명을 포함해 600명에 이르는 지적재산권 전문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김앤장은 추가적으로 변리사ㆍ변호사를 영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의 상표가 중국 기업에 의해 도용되는 일이 많아지면서 최근에는 특허청 출신의 중국 상표 전문가를 영입하기도 했다.

김앤장은 특허 소송이 한 번 시작되면 여러 나라에서 이뤄지는 점을 감안해 앞으로 자문 업무를 좀 더 강화할 계획이다.

김앤장의 지적재산권 팀을 이끌고 있는 양영준 변호사는"요즘에는 특허소송이 한나라에서만 이뤄지는 게 아니고 여러 나라에 걸쳐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특허 소송을 전반적으로 관리 해 주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특허법원 출신인 유영일 변호사와 최정열 변호사, 서울고등법원 지적재산권 전담부 판사를 역임한 이상민 변호사 등 지적재산권 분야의 최정예 실력자들이 포진해 있는 율촌 역시 인재 영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율촌은 최근 특허청 출신인 김승조 변리사와 이진형 변리사, 한현숙 변리사 등을 신규 영입하며 기술분야에 대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특허법원 부장판사 출신인 변현철 고등법원 부장판사의 합류로 율촌은 특허소송 역량이 더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율촌은 소송 뿐만 아니라 자문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변리사 110명을 포함한 특허전문가 300여명으로 구성된 국내 최대 규모의 특허사무소인 '리앤목 특허법인'과도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에 나서고 있다.



온라인 게임 관련 저작권 분쟁 등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는 세종 역시 최근 3년 사이 지적재산권 전문 인력을 29명에서 62명으로 2배 이상으로 늘렸다.

세종은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팀도 세분화했다. 세종은 현재 특허·상표·저작권 분쟁전담팀과 첨단기술분야 분쟁전담팀, 영업비밀 분쟁전담팀, 제조물책임분쟁전담팀 등 전문 분야별로 대응력을 키우고 있다.

김윤희ㆍ정창원 변호사 등 5명의 공대 출신 변호사와 약학대 출신의 차효진 변호사, 변리사 출신의 임보경 변호사, 미국 공과대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미국특허법 강의를 하고 있는 황성돈 미국변호사 등 기술적 전문성을 갖춘 인력도 확보한 상태다.

세종은 앞으로 변리사ㆍ변호사 등의 추가 인력을 확보해 전문성을 좀 더 강화할 계획이다.

40여명의 변호사ㆍ변리사로 구성된 지적재산권팀을 보유하고 있는 태평양도 지적재산권 강화를 올해 핵심 아이템으로 선정하고 추가 인재 영입에 나서고 있다.

태평양은 지난달 법무법인 다래에 있던 특허법원 판사 출신 변호사들을 영입했으며 다음달에는 박정희 특허법원 부장판사 영입도 확정 지었다. 아울러 특허소송이 전세계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벌어지는 점을 감안해 비즈니스 네트워크도 강화하고 있다.

60여명의 변리사와 40여명의 지적재산권 전문변호사를 보유한 광장 역시 지적재산권팀을 특허와 상표, 부정경쟁, 영업비밀, 저작권, 디자인, 실용신안, 도메인 이름, 라이센싱 등으로 세분화했다. 광장은 경쟁력 강화차원에서 앞으로 추가 인재 영입에 나설 계획이다.

국내 로펌들의 지적재산권 분야 강화 움직임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란 것이 법조계 안팎의 중론이다.

삼성-애플 소송에서 사용자 환경 등이 특허 침해 대상이 된 것처럼 앞으로 지적재산권 분쟁 대상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율촌 지적재산권 팀장인 유영일 변호사는 "지적재산권의 부가가치가 워낙 크기 때문에 기업들조차 예상하지 못한 분야가 생길 것"이라며 "그런 분야는 로펌에게도 새로운 일이어서 과거의 경험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일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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