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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주식담보대출 규모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치달았다. 양국 증시의 간판 지표들이 역대 최고치로 올랐지만 여기에는 빚 지고 주식을 사는 투자자들의 위험천만한 투기심리가 깔렸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4일 미국 경제매체 마켓워치는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최근 자료를 인용해 미국의 주식담보대출 규모가 지난 3월 말 현재 4,674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는 전월 말 대비 2.5%가량 증가한 금액이어서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2% 가까이 하락한 것과 대비를 이뤘다.
물론 현재의 미국증시는 근본적으로 경기회복이 반영된 강세장이어서 주가상승이 지속되는 상황에는 급증하는 주식담보대출을 감당할 수 있다. 심지어 이 같은 부채증가를 주가상승의 전조라고 보는 이들도 있다. 투자정보 업체 트레이딩애널리시스닷컴의 토드 골든은 "(주식담보대출을 받아) 자신이 가진 자금보다 더 많은 주식거래를 하려는 이들은 기관투자가이거나 전문거래인들"이라며 "주식담보대출 증가는 기관투자가들이 주식매수 포지션을 갖고 있다는 징조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과도한 부채는 장기적으로 미국증시 과열에 대한 우려를 키우는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증시정보 업체 킴블차팅솔루션스의 크리스 킴블 사장은 주식담보대출 규모의 12개월 이동평균 증감률이 현재 5%에 불과해 미국증시 거품이 붕괴되기 시작했던 지난 2000년 2월(72%)이나 2007년 5월(63%)보다는 낮다고 진단하면서도 "(현재의) 주식담보대출 규모가 2000년과 2007년 수준을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또 "이 같은 수준의 주식담보대출은 장기적으로 시장을 강타하는 이슈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중국 투자자들의 부채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4일 "중국의 주식담보대출이 이미 과거 (증시) 거품 시기의 일본과 아시아발 외환위기 이전의 한국을 넘어섰다"고 경고했다. 이어서 맥쿼리증권의 분석을 인용해 중국 증권투자자들은 투자자산 담보가치 100위안당 85.7위안까지 돈을 빌릴 수 있어 이를 적용하면 현재 1조7,000억위안으로 사상 최대 규모인 중국의 주식담보대출 규모가 이론적으로는 9조4,000억위안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지난달 하순 "중국증시 랠리는 빚더미 위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꼬집었다. 홍콩 소재 자산운영사 차이나이글애셋매니지먼트의 잉유밍 펀드매니저는 현재 주식담보대출 상황에 대해 "매우 위험하다"며 "증시 매수세는 절대적으로 지속될 수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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